2025년 09월 14일(일)

사치품은 '부르주아 문화'라더니... 김정은 2000만원대 시계, 김여정 1000만원대 디올백 들었다

북한 지도부의 명품 사랑, 제재에도 멈추지 않는 사치품 소비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손목에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되는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손목에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되는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분석 결과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하는 순간 착용하고 있던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됩니다. 


이 시계의 가격은 4일 현재 IWC 공식 홈페이지 기준 1만4100달러(약 2000만원)에 달합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 시계에 특별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9월 러시아 방문을 포함해 최근 몇 년간 여러 공식 행사에서 동일한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레이디 디올 가방을 들고 등장한 김여정 부부장 / 러시아 크렘린궁 홈페이지레이디 디올 가방을 들고 등장한 김여정 부부장 / 러시아 크렘린궁 홈페이지


김여정 부부장 역시 고가의 명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올의 '레이디 디올' 라지 사이즈 핸드백을 들고 행사장에 등장했는데, 이 가방의 가격은 약 7500달러(1000만원 상당)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23년 오빠 김정은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를 이어 계속되는 김씨 일가의 명품 사랑


북한 지도부의 명품 사랑은 차세대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 석상에 자주 등장하며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은의 딸 주애 역시 지난해 구찌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다른 행사에서는 스위스 티쏘 '러블리 레이디'(약 63만원)나 까르띠에 베누아(약 3000만원대) 시계를 착용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명품 소비 행태는 북한의 역대 지도자들에게서도 발견됩니다.


김일성은 오메가 시계를 애용했으며, 일부 모델에는 그의 직접 서명이 새겨져 고위 관리나 외국 귀빈에게 선물로 제공됐습니다.


origin_北김정은신의주에김일성·김정일조부모동상세워.jpg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세운 김일성-김정일의 동상 / 뉴스1(노동신문)


김정일 역시 오메가 시계, 페리에 생수, 마텔 꼬냑, 고급 담배, 160대에 달하는 벤츠 차량 등 각종 사치품을 수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은 수만 병의 와인과 외국 요리를 즐기며 고급 식문화를 권력의 일부로 활용했습니다.


제재의 허점을 이용한 사치품 밀반입


북한은 1차 핵실험 이후인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 사치품 수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제재를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사람을 통한 밀반입과 비밀 조직 '39호실' 등을 통해 꾸준히 사치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통한 밀반입 방식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친북성향 국가 및 유럽에 파견된 공관원이나 상사원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외 체류 북한인들이 현지인과 협조하기도 하며, 유령 회사를 설립하거나 차명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한다고 전해집니다.


origin_北백두혈통의여전한명품사랑…리설주는구찌·주애는까르띠에.jpg왼쪽 손목에 까르띠에로 추정되는 시계를 착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 / 뉴스1(노동신문)


NK뉴스는 "김정은 일가의 명품 과시는 북한 내부에서 주민들에게 외국 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로 규정하며 강력히 단속하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는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해 롤렉스 시계, 샤넬, 고급 요트, 스포츠카 등을 포함한 사치품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