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200억대 횡령범부터 강도까지... '역대 최대 규모' 필리핀 도피사범 국내 동시 송환

필리핀 도피 범죄자 49명 한국으로 강제 송환, 단일국가 최대 규모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200억원대 횡령 사범과 보이스피싱 범죄자 등 총 49명이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었습니다.


지난 3일 경찰청은 오후 4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남성 43명과 여성 6명으로 구성된 피의자 49명을 동시에 강제 송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송환은 단일 국가에서 동시에 이루어진 해외 도피 사범 강제송환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으며, 경찰은 이들의 송환을 위해 전세기까지 동원하는 대규모 작전을 펼쳤습니다.


인사이트필리핀 현지 공항서 강제 송환되는 한국인 도피사범들 / 경찰청 제공


송환된 49명의 혐의를 살펴보면 보이스피싱 등 사기 사범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박장 개장 등 사이버범죄자 17명, 강력사범 3명, 그리고 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세범처벌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범이 각각 1명씩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 수는 무려 1,322명에 달하며, 국내 수사기관이 이들에게 내린 수배만 154건에 이릅니다.


필리핀 도피 생활, 최장 16년... 다양한 중범죄자 포함


송환된 범죄자들의 평균 도피 기간은 3년 6개월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는 국내 중견기업 대표 출신 A씨로, 200억원대 회사자금을 횡령한 후 2009년 필리핀으로 도피해 무려 16년간 은신 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사이트3일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현지 당국이 한국으로부터 도피한 피의자를 한국에 송환하기 위해 호송하고 있다. / 경찰청 제공


이번에 송환된 범죄자들 중에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손도끼로 위협해 현금 1,000만원을 강탈한 2인조 강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8년부터 5조 3,000억원 규모의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조직원 11명, 26억원대 전세사기 피의자, 17억원대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 등 다양한 중범죄자들이 이번 송환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번 송환 작전을 위해 인천공항에는 국내 수배관서 경찰관과 경찰병원 의료진 등 약 130명이 투입되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테러기동대를 포함한 경비 인력 100여 명이 배치되어 송환 대상자들의 입국부터 호송 차량 탑승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감시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대규모 송환 작전을 위해 약 4개월 동안 외교부, 국토교통부, 인천공항경찰단 등 10여 개 국내기관과 긴밀히 협력했습니다.


또한 필리핀에 담당자를 직접 파견하여 현지 이민청장을 만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등 필리핀 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성공적인 송환을 이끌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