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통장 잔고 부족할 때마다 교통사고 일으킨 40대 남성

여자친구의 통장 계좌에 잔고가 부족할 때마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5년간 6억6천여만원을 챙긴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박건창 부장판사)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공범인 여자친구 B(43)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인 관계였던 A씨와 B씨는 2020년 4월부터 2022년 4월까지 A씨가 운전하고 B씨는 동승한 상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일부러 들이받는 방식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수법으로 치료비, 합의금, 수리비 등의 명목으로 총 14회에 걸쳐 2억600여만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일으킨 14건의 교통사고가 주로 B씨의 계좌 잔고가 부족할 때마다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교통사고로 지급받은 보험금을 B씨에게 송금했고, B씨는 이 돈으로 신용카드 이용대금, 보험료 등을 납부하거나 개인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년간 45회 고의 사고로 4억5천만원 추가 편취

A씨는 여자친구와의 공모 외에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45회에 걸쳐 보험금 총 4억5천여만원을 받아낸 단독범행도 저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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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차선 변경 차량, 차선 위반 또는 침범 차량, 교차로 좌회전 중 차선을 넘어온 차량, 신호 위반 차량, 불법 유턴 차량 등 이례적으로 운전하거나 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보험금을 더 쉽게 타낼 수 있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재판에서 "당시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 상대 차량 운전자의 비정상적인 운행 방식, 피고인의 잘못된 운전 습관 탓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고의성 인정한 법원, "보험사기는 사회적 피해 초래"

재판부는 "일반적인 운전자가 위험 상황을 인지한 후 핸들을 조향하거나 제동 페달을 조작하기까지 필요한 반응시간은 최대 0.8초인데, 이 사건 교통사고의 경우 A씨에게는 더 긴 시간적 여유(0.87초∼5초)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도 충돌을 회피하려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고, 채권자로부터 채무를 변제할 것을 독촉당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보험금으로 빚을 돌려막으면서 도박을 즐기기 위해 그중 일부를 탕진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에게 유리한 형태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피해 규모를 부풀릴 경제적 동기가 존재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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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히 보험회사들에만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국적으로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다수의 선량한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보험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주도적으로 다수의 보험사기 범행을 저질렀고 그 이득액은 6억6천여만원에 달하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며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