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유전자 가위'로 암세포 직접 잘라 죽인다... 새 치료법 가능성

국내 연구진, 유전자 가위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암세포의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공격하여 사멸시키는 혁신적인 항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항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울산과학기술원


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조승우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연구팀이 암세포의 디옥시리보핵산(DNA) 이중나선 중 한 가닥만 절단해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암학회(AACR)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지 '캔서 리서치'에 이달 1일 게재되었습니다.


유전자 가위와 PARP 억제제의 시너지 효과로 암세포 공격 효율 높여&


2020년 노벨화학상 연구성과로 선정된 유전자 편집 기술 '크리스퍼(CRISPR)'는 현재 학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암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는데요. 조 교수 연구팀은 2022년 관련 기술을 처음 제시했지만, 당시에는 암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기 위해 20개가 넘는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 개선으로 암 치료 효율성 크게 향상


이번에 연구팀은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암세포의 DNA 이중나선 중 한 가닥만 절단해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울산과학기술원


더욱 주목할 점은 필요한 유전자 가위의 수가 4개로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DNA 가닥이 절단되었을 때 이를 자연적으로 복구하는 'PARP 단백질'을 억제하는 물질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절단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PARP 단백질 억제제는 이미 일부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었는데, 유전자 가위와 병용하면 더 다양한 종류의 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유전자 가위와 PARP 억제제를 대장암 환자의 암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장기 모형) 조직에 투여했을 때 암세포의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대장암 세포를 생쥐에 이식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6주 동안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조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 전달 과정의 복잡성과 세포 독성을 크게 줄여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인 연구이자,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적용 범위를 확장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다른 표적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보여 단독 요법뿐만 아니라 병용 치료 전략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