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대구서 '총상' 입고 사망한 육군 대위... 소속부대는 총기·실탄 사라진지도 몰랐다

육군 장교, 총기·실탄 들고 수십km 이동 후 사망…군 관리체계 '구멍'


대구에서 2일 숨진 채로 발견된 육군 장교가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군의 총기 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장교는 육군 3사관학교 훈육 장교로, 평소 실탄을 소지하는 보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총과 실탄을 가지고 영천에서 대구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이동했습니다.


육군은 2일 "오전 6시 29분쯤, 육군 모 부대 대위가 대구시 수성못 인근에서 원인 불상 총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며 "현재 군 및 민간 수사기관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origin_K2들고나간육군교관…수성못인근서총상입고숨진채발견종합.jpg지난 2일 오전 6시40분쯤 30대 육군 교관이 숨진채 발견된 대구 수성못에서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 대구 수성구


육군과 경찰, 소당 당국 등에 따르면 숨진 대위는 경북 영천에 위치한 육군 3사관학교에서 훈육 장교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총기 관리 체계의 심각한 허점 드러나


해당 장교는 전날(1일) 야간에 사복 차림으로 약 50km 거리를 이동하면서 대구 도심까지 총기와 실탄을 가져왔지만, 소속 부대에서는 총기와 실탄이 사라진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부대는 사망자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음에도 약 10시간 동안 총기 및 실탄 현황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origin_대구수성못서검은색가방에K2소총든30대육군교관 (1).jpg대구 수성못서 검은색 가방에 K-2소총 든 30대 육군 대위 / 뉴스1(독자 제공)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2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소총과 실탄을 소지한 채 영천에서 대구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이동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두희 국방 차관은 숨진 장교가 평소 실탄을 소지하는 직책이 아니라면서 "총기와 실탄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반복되는 군 총기 관리 문제, 국민 신뢰 위협


이번 사고는 지난달 중부전선 전방부대에서 육군 부사관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이후 열흘 만에 발생한 유사 사고입니다.


당시에는 최전방 경계작전 부대의 특성상 실탄 소지가 이해될 수 있는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간부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실탄을 확보해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돼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평가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군의 총기 관리 문제는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대구·경북 소재 육군 부대의 한 부사관이 신병이 지급받은 K-2 소총을 차에 넣어 둔 채로 렌터카를 반납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해당 부대는 소총이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사흘 후 경찰 신고를 통해 사고를 인지했습니다.


유용원 의원은 "연쇄적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총기관리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총기사망사고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군의 초급간부 계층은 붕괴 직전에 이른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방부 차원에서 초급간부들의 생활실태, 근무환경,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별도의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책과 군 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