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6년 만의 중국 방문... 베이징 도착 당일 보도
북한 매체가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9월 2일, 김 위원장이 현지시간 오후 16시에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 / 뉴스1(평양 노동신문)
베이징역에서는 중국 고위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맞이했습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자 당중앙위원회 서기처 서기 겸 판공청 주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외교부장인 왕이, 그리고 베이징 시장 인융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간부들이 환영 인사를 나눴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측 간부들과 만남에서 "6년 만에 다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당과 정부, 인민의 열정적이고 극진한 환대에 사의를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딸 주애 동행... 북중 경제협력 논의 예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번 방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선희 외무상보다 앞에 선 주애 / 뉴스1(평양 노동신문)
사진 속 주애는 김 위원장이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부인 리설주 여사가 3차례 방중 일정에 동행한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딸을 대동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국제 사회 앞에서 주애가 차기 지도자라는 것을 선언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2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 주애는 점차 민생·안보 현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정치적 위상을 키워왔습니다.
주애의 등장과 함께 리설주 여사의 노출 빈도는 점점 줄었습니다. 지난 2024년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관람 이후로 리 여사는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주애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주북 러시아대사관에서 지난 5월 열린 기념행사에는 리 여사 대신 참석해 외교 무대에서의 첫 데뷔도 마쳤습니다.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당 중앙간부학교를 찾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딸 김주애의 모습 / 뉴스1(평양 노동신문)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해오며 차기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주애가 김 위원장과 다자 외교 무대에 선다는 것은 단순한 외교 행사 참석의 의미를 넘어 일종의 후계자 신고식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북한이 공식 후계자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주애를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활용하는 연장선으로 중국 일정에 동행한 것일 뿐 후계자 내정 여부와는 상관없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최선희 외무상, 김덕훈 당 비서겸 경제부장도 수행단에 포함
북한은 앞선 보도에서 최선희 외무상 외에는 구체적인 수행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사진을 통해 김덕훈 당 비서 겸 경제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도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덕훈은 지난해 12월까지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내각총리를 지낸 인물로, 이번 방중을 통해 북중 간 경제협력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사실을 약 5시간 만에 보도했습니다.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에 탑승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평양 노동신문)
북한은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출발 및 도착 소식을 당일에 보도하며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동선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김 위원장이 해외 방문과 관련한 타국의 통상적인 언론보도 관행을 따르며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