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7일(일)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나경원 발언에 법사위 아수라장 (영상)

"초선은 가만히 있어"... 국회 법사위, 난장판으로 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초선 비하' 발언으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 의원이 초선 의원들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말해 여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는데요.


인사이트JTBC


이날 법사위는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서류제출 요구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그러나 회의 시작부터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문제를 놓고 여야가 격렬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나 의원은 추미애 위원장이 자신의 간사 선임을 막고 있다고 보고 회의 직전 추 위원장을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했습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법사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간사 선임의 건을 안건에 올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여야 충돌의 시작


추 위원장이 나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나 의원이 보임돼 오셔서 마치 여기를 전투장처럼 여기시는 모양인데, 여기는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안건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국회 들어 법사위에서 여야 간 격돌한 적은 있었지만 최소한 여야 간사 선임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무리한 회의를 진행하신 적이 없다"며 "야당 간사 선임을 어제까지만 해도 안건에 포함시켰다가 갑자기 빼서 간사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이런 기괴하고 엽기적인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두고 볼 수 있겠나. 제발 6선에 국회의장까지 하려고 하셨던 경험과 품격을 법사위원장으로서 보여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국회법을 보며 발언하고 있다. 2025.9.2 /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번에 새로 사보임되어 오신 의원님이 과연 이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적절한 건지, 이해충돌 우려가 없는지 저희 내부에서도 강한 의견이 있다"며 "야당 원내에서 재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소위 위원 선임의 건도 위원장 마음대로"라면서 "6선 의원을 하면서 이렇게 국회가 운영되는 걸 본 적이 있느냐.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한마디로 바로 국회 독재"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사이트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의 건 의결을 두고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 / 뉴스1


JTBC가 공개한 당시 법사위 회의장 영상에 따르면 회의 도중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나 의원에게 항의하자, 나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 초선 의원이 어디서 지금!"이라고 말했고, 곧 고성이 이어졌습니다.


나 의원의 발언에 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라고 항의했고, 박은정 의원은 "초선 의원 말하지 말라고 하는 거 사과하세요!"라고 요구했습니다.


추 위원장까지 나서 사과를 권유했지만, 나 의원은 사과를 거부한 채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나경원 의원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냐. 간사 선임 자체에 반대한다"며 "초선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간사를 하고 싶으면 내란 혐의 자수를 하고 어떻게 내란 모의를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인사이트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퇴장, 자리가 비어 있다. 2025.9.2 / 뉴스1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이 법사위 간사가 아니라 법사위원으로 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 의원이 현재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 청탁을 한 의혹 등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이 나 의원의 법사위 보임을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추 위원장은 "계엄 해제하러 오다가 다시 내빼버린 의원이 와서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하고 있고, 저도 참으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날 법사위 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뜬 상태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서를 단독으로 채택했습니다.


민주당은 채택된 계획서대로 오는 4일 공청회와 7일 고위당정협의를 거친 뒤, 다음 주 중 수사-기소권 분리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한편 국회법 50조에 따르면 상임위원회는 교섭단체별로 간사 1명씩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간사를 정하는 주체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각 당에서 자당 간사를 정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며, 간사 선임 안건을 표결로 부결시킨 전례는 없습니다.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초선 비하' 발언 논란으로 법사위의 여야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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