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문화재 귀환
약효 스님의 대표작 '신중도'가 해외 유출 후 오랜 시간을 거쳐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귀중한 불화는 독일 경매시장에서 발견되어 대한불교조계종과 마곡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난달 국내로 환수되었습니다.
성보박물관 / 충남도청 홈페이지
현재 이 작품은 마곡사 성보박물관에 안전하게 안치되어 많은 불교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환수 과정은 지난 6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제공한 해외 경매 모니터링 자료를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화기(畫記)의 제작 연호와 봉안 사찰명이 일부 훼손되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보석사 불화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곡사는 이 정보를 입수한 즉시 환수 의사를 밝혔고, 종단과의 협의를 거쳐 경매에 참여해 작품을 성공적으로 낙찰받았습니다. 이후 통관과 이송 절차를 거쳐 8월 21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불화의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
보석사 신중도 / 대한불교조계종
이 신중도는 화면 구성과 색채 사용에서 약효 스님의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줍니다.
화면 상단에는 제석천과 범천이, 중앙에는 깃털로 장식된 투구를 쓴 위태천이 그려져 있습니다.
천동, 천녀와 일궁・월궁천자는 제석천과 범천을 향해 배치되었으며, 위태천 하단에는 무장한 천룡팔부중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붉은 색조를 바탕으로 부분부분 푸른색과 녹색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색채 구성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1886년에 제작된 이 신중도는 근대 불화의 대표 화승으로 꼽히는 금호 약효(錦湖 若效, ?~1928) 스님의 작품입니다.
약효 스님이 본격적인 화업을 시작하던 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초기 화풍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금호 약효 스님 / 한국민족문화대박과사전
약효 스님은 1879년 봉녕사 '석가설법도'를 시작으로 100여 점이 넘는 불화를 남겼으며, 마곡사에 주석하며 수많은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현재 마곡사에는 그의 불화 17점이 보존되어 있으며, 매년 그를 기리는 추모다례재가 봉행되고 있습니다.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마곡사와 인연이 깊은 성보가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온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본말사의 성보가 환지본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성원 문화부장 스님 또한 "경매 정보를 제공해 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감사드린다"며 "종단은 관계 기관, 사찰과 긴밀히 협력해 성보 환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