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흔한 증상인데..." 장 건강에 생긴 문제, '이것' 신호일 수도 있다

장 건강 이상이 치매와 파킨슨병의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어


소화불량이나 장염과 같은 흔한 소화기 질환이 단순한 위장 문제가 아닌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모하마드 샤피에누리 박사 연구팀은 장 건강과 뇌 건강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예측 지표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주로 유전자 위험 인자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많은 환자들이 고위험 유전자가 없음에도 질환에 걸리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장-뇌 축' 이론을 활용했습니다. 이 이론은 장내 미생물과 대사 건강이 뇌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대규모 국제 데이터가 보여주는 장과 뇌의 연결성


연구팀은 영국 'UK 바이오뱅크'의 40만 명 이상, 영국 웨일스 지역의 'SAIL Databank'에 포함된 300만여 명, 그리고 핀란드의 'FinnGen'에 포함된 5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장기간 추적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155가지 소화기·대사 질환 진단을 확인하고, 이후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까지의 기간을 비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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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40만 명을 10년 이상 추적한 결과, 소화기·대사 질환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치매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했으며, 웨일스와 핀란드 데이터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소화불량, 장염, 전해질 불균형, 당뇨병, 비타민 D 결핍 등 14개 진단이 알츠하이머 질환과, 7개 질환이 파킨슨병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파킨슨병이 소화불량과 당뇨병 진단과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화기·대사 질환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임상적으로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위험 신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생활습관 관리로 뇌질환 예방 가능성


연구팀은 "유전적 위험이 낮더라도 소화기·대사 질환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치매와 파킨슨병 발병이 많이 나타났다"며 "이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생활습관이나 건강 문제가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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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환자들의 혈액 속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장과 대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신경 손상을 나타내는 단백질 수치가 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샤피에누리 박사는 "이러한 발견은 소화기 질환이 나타났을 때 생활 습관 관리나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뇌질환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장 건강과 뇌 건강의 연결성을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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