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LG·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판도 바뀔까?
중국 브랜드들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기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시장 탈환에 나섰는데요. 가성비와 물량 공세로 밀려났던 국산 브랜드들의 정면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사진제공=LG전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습니다.
LG전자, 빌트인 강점 살린 혁신적 디자인으로 승부
LG전자는 오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로봇청소기 신제품 2종을 공개합니다.
'히든 스테이션'과 '오브제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들은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녀온 빌트인 전략을 로봇청소기로 확장한 것이 특징입니다.
'히든 스테이션'은 싱크대 걸레받이에 설치하는 형태로, 청소기가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사용할 때만 드나드는 구조입니다.
이를 통해 좁은 주방 공간 활용과 인테리어 조화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사진=LG전자
테이블 형태 디자인의 '오브제 스테이션'은 거실이나 침실 어디서든 가구처럼 배치할 수 있어 생활공간과의 조화를 꾀했습니다.
두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좁은 공간에도 설치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일정 공간을 반드시 차지해야 했던 것과 달리, 공기압으로 오수를 배출하는 에어펌프를 적용해 부품 부피를 대폭 줄였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본체는 청소 중 바닥 얼룩이나 기름때를 스팀으로 직접 제거하고, 스테이션은 사용한 걸레를 스팀으로 살균·세척합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과 3D 카메라, 초음파, 라인레이저 센서를 적용해 정밀 청소 기능도 한층 강화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홈 생태계 연계로 차별화
삼성전자 역시 IFA에서 차세대 로봇청소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존 '비스포크 제트 봇' 시리즈를 잇는 신제품으로,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연계해 집 안의 IoT 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강점인 스마트홈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앞세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상호 보안 상태를 점검하는 '녹스 매트릭스'가 탑재되었는데요.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 모니터링하며 외부의 공격을 차단하고, 보안 위협이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즉시 알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감한 개인정보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로 저장하는 '녹스 볼트'까지 적용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로봇청소기, 단순 청소기를 넘어 스마트홈의 핵심으로
업계에서는 LG와 삼성의 이번 시장 탈환 노력을 단순히 시장 점유율 회복 차원을 넘어선, 스마트홈·AI 가전 경쟁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는 집 안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 기기로, 향후 보안, 에너지, 생활가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인 로보락은 이미 세탁건조기 분야로 진출했으며, 국내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을 연 샤오미는 스마트폰, TV, 스마트워치,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가전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지난달 국내 시장 공세를 선언한 드리미와 모바 역시 로봇청소기를 넘어 헤어드라이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빌트인이라는 자사 강점을 로봇청소기에 접목해 프리미엄 차별화를 꾀했고, 삼성도 IoT 플랫폼 연계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며 "이미 점유율을 장악 중인 중국 업체들보다 시장 진출이 늦은 만큼 보안이나 세련된 디자인, 타 가전과의 연결성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중국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