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48cm 장침으로..." 치매·암 환자들에 불법 침 시술한 76세 '가짜 한의사'

전국을 떠돌며 환자들을 현혹한 가짜 한의사의 충격적인 실체


전국을 떠돌며 중증 환자들에게 "불치병도 고칠 수 있다"며 불법 침 시술을 해온 70대 가짜 한의사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제주지법은 최근 한의사 면허 없이 불법 의료행위를 한 A 씨(76)에게 징역 2년 4개월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또한 A 씨가 불법으로 얻은 2240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는데요.


면허 없이 4년간 120여 명의 환자에게 불법 시술을 해온 가짜 한의사의 사례는 의료 분야에서 자격 검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약 4년 동안 제주,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치매, 암 환자 등 120여 명에게 불법 침 시술을 했습니다.


그는 1회 시술당 5만 원 정도를 받아 총 224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습니다. 특히 "평생 병을 못 고치던 사람도 내가 전부 고칠 수 있다", "불치병이라는 것은 없다"는 등의 허황된 말로 중증 환자들을 현혹했습니다.


충격적인 시술 방법과 피해자들의 고통


A 씨의 시술 방법은 일반적인 한의학 치료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환자가 입고 있는 옷 위로 10~30개의 침을 꽂은 후 환자가 직접 침을 빼도록 하거나, 일반 한의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48cm 길이의 장침을 환자 몸에 관통시키는 등 비상식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위험한 시술로 인해 상당수 환자가 혈액 염증 등 부작용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 씨가 중증 환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일반 한의원보다 치료비를 더 비싸게 받았다는 점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복되는 불법 행위와 공범자


법원 기록에 따르면 A 씨는 이미 동종 전력이 6차례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불법 침술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불법 행위는 결국 실형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A 씨의 범행을 도운 B 씨(70대)에게도 법의 심판이 내려졌습니다.


B 씨는 빨래나 행정업무 등을 처리하며 A 씨의 불법 의료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징역 6개월, 벌금 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의료 소비자의 주의와 검증의 중요성


이번 사건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의료인의 자격을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한국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정식 한의사는 반드시 면허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치료 전 의료기관의 적법성과 의료인의 자격을 확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특히 "불치병을 완치시켜 준다"거나 "기적적인 치료법"을 강조하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전 의료기관 인증 여부를 확인하고, 비정상적으로 효과를 과장하는 치료법에 대해 의심해 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환자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입니다.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는 반드시 공인된 의료기관과 자격을 갖춘 의료인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