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아토피 피부염, 엄마의 장내 미생물과 식이섬유 섭취가 핵심 원인
소아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이 엄마의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9일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이러한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적인 피부 습진 질환으로, 소아에서는 유병률이 10~20%에 달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하여 생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 연구는 주로 피부 조직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질환이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의 교란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증거들이 늘어나면서 연구 방향이 새롭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결핍의 영향 실험으로 확인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병원성 공생균인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일부 종이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소아 환자에게서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 균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사진 = 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 쥐를 통해 이 병원성 공생균이 실제로 피부 증상을 유발하는 과정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이 해당 균을 임신한 모체의 장내에 주입했을 때, 모체와 자손 모두에서 전신 염증이 관찰되었습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모체에 식이섬유가 부족한 사료를 제공했을 때 자손에서 전신 염증이 증폭되어 피부 병변까지 유도된 모습이 확인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피칼리박테리움 병원성 공생균에 의해 유도된 모체의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식이섬유 결핍이 함께 작용하여 자녀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김희남 교수는 "앞으로 인간 코호트(동일 집단)를 통해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결핍 식단이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아토피 피부염의 정밀 진단과 표적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2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