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에 나경원 의원 지명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 자리에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을 전격 지명했습니다.
장동혁 대표 선출로 공석이 된 법사위 간사직에 원내대표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배치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지난 28일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선수와 상황에 관계없이 전투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간사 지명 소식을 전했습니다.
유 수석부대표는 "많은 분이 당의 5선 원내대표 출신이 간사를 하느냐고 했다"며 "저희가 이제는 틀을 깨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 의원이 그 시작을 했다고 생각하고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8.26 / 뉴스1
판사 출신 중진 의원들의 정면 대결
이번 인사는 일주일 전 법사위원장에 선출된 6선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임위 간사와 위원장은 재선이나 3선 의원들이 맡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5선과 6선의 중진 의원들이 법사위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경원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모두 판사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국회에서 경쟁해 온 정치적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나 의원은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했으며, 2004년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추 의원은 이보다 앞선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6년 15대 국회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1
"민주당 입법 폭주 막겠다" 강력 대응 예고
나 의원은 간사 지명 직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선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을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내세웠다"며 "우리도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키는 면에서 물러설 수 없는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생각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하게 됐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 민주당이 갖고 있는데 법사위는 야당이 했어야 했다. 국민 한 분이라도 더 설득하도록 노력해 추 위원장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추 위원장이 이끄는 법사위는 민주당의 일방적 강행 입법의 전선이 될 것"이라면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까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 불균형 속에서, 야당 간사는 국민과 헌정을 지켜내는 최후의 방파제가 돼야 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어 나 의원은 "이번 간사직은 영예의 자리가 아니라 헌정을 지켜내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앞으로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두 의원은 검찰개혁 법안과 특검법 연장 등 각종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법사위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