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풍자 영상... 시민 반응 엇갈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AI 숏폼 영상이 온라인과 정치권에서 동시에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상 속 아빠는 어린 딸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모르는 사람이 돈이나 선물을 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러나 딸은 곧바로 "그럼 아빠는 왜 돈 준다는 아저씨를 뽑았어요?"라고 되묻고, 영상은 이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이 영상은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끈 '흑인 남성이 한국 할머니에게 영어를 알려주는' 숏폼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알고리즘에서 흑인과 할머니 영어 영상이 크게 유행 중이라 개혁신당도 AI 영상을 활용해 이런 흐름에 올라타 보겠다"며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Facebook '이준석'
풍자 넘어 죄책감 논란까지
하지만 영상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옵니다. 영상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겨냥한 풍자임은 분명하지만, 메시지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현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들은 분명 다양한 이유와 가치 판단을 고려했을 텐데, 단순히 '돈 때문에 뽑았다'는 식으로 격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영상을 보면 현금 지원을 받는 국민들이 마치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목적으로 마련된 정책입니다. 7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40만원을 지급하는 1차 지원이 진행 중이며,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국민 90%를 대상으로 10만원씩 추가 지원이 예정돼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책 수혜자에게 죄책감을 덧씌우는 행위는 정책 토론의 본질을 벗어나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이라며 "정치인이 책임 있는 비판 대신 조롱과 풍자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쿠폰 정책이 단순한 '현금 살포'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AI 영상을 통해 직설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꼬집었다"는 평가도 다수 나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페이스북 공약'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쉽게 전하되 책임도 분명해야"
이 의원은 영상 공개와 함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정치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다"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제안해 달라. 반영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정치권에서는 이번 AI 활용이 젊은 세대와의 소통 창구를 넓히는 시도로 평가되는 동시에, 정책 비판의 새로운 형식이 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온라인 여론 역시 "짧지만 임팩트 있다", "풍자가 묵직하게 다가온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치 현안을 쉽게 전하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왜곡되거나 국민들이 '오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책임지려는 태도와 후속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치적 풍자가 허용될 수 있지만, 그 파급력만큼 정치인의 책임성 역시 요구된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