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폭염에 가격 치솟고 있는 일본 해산물... 성게덮밥 한 그릇에 17만원 이상

기후변화로 인한 일본 해산물 가격 급등


일본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해수 온도 상승이 지속되면서 해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급 식재료로 알려진 성게의 경우, 어획량 감소로 인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라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현재 성게덮밥 한 그릇 가격은 17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가 직접적으로 식탁 물가를 흔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홋카이도 리시리섬의 식당들은 단맛이 풍부한 바훈 성게 100g을 넣은 덮밥 한 그릇을 1만5000~1만8000엔(약 14만~17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 가격과 비교했을 때 두 배나 비싼 수준입니다.


리시리항 근처에서 50년이 넘게 식당을 운영해온 사토 기미코 사장은 "가격을 보고 다들 충격을 받습니다. 성게덮밥 하나를 시켜 여러 명이 나눠 먹고, 각자 라면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도 성게는 고급 식재료로 인식되었지만, 최근에는 특별한 날에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 되었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과 수산물 생태계 변화


리시리수협의 야마카미 다츠아키 전무이사는 올해 성게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40년간 수산업계에 종사해온 그는 "낮은 어획량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상승하는 바다 온도가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일본 근해의 수온은 평균 5도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가운 물에서 서식하는 바훈 성게의 가격은 2년 전 10kg당 4만엔에서 최근 9만엔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성게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어, 오징어, 꽁치와 같은 냉수성 어종들의 어획량은 지난 20년 동안 급격히 감소했으며, kg당 가격은 거의 5배나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일부 어종의 서식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본 어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식품 인플레이션과 가계 부담 증가


기록적인 폭염 역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기온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898년 이후 1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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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삿포로 등 주요 도시에서는 35도를 넘는 날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해양 열파가 장기화되면서 수산업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저 현상과 수입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일본의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일본 가계 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4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7.6% 상승해 6월(7.2%)보다 상승폭이 확대되었습니다.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지난 6월 "2022년 초부터 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빠르다"며 이러한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앙릭 일본·신흥시장경제 책임자는 "극심한 기상 현상과 지구 기온 상승으로 인해 향후 인플레이션이 과거보다 구조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