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생활용품 속 '영원한 화학물질', 다이어트 효과 저해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가정용품에 포함된 과불화화합물(PFAS)이 체중 감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물질은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릴 만큼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환경과 인체에 남아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켁(Keck) 의대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비만수술을 받은 청소년 1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이들의 혈액 속 PFAS 농도와 체중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수술 전 혈중 PFAS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수술 후 5년 뒤 체중이 두 배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PFAS의 건강 영향과 일상 속 노출
PFAS는 물, 기름, 열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조리도구, 포장재, 화장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500여 건의 연구를 종합한 논문에 따르면, 이 물질은 면역력 약화와 암 발생 등 심각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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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PFAS가 체내 대사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브리트니 바우머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PFAS 노출이 청소년의 비만수술 후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대사적 이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우머트 박사는 또한 "체중 감량 치료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PFAS가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PFAS 노출을 줄이는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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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비만수술 환자에 초점을 맞췄지만, 오젬픽과 같은 GLP-1 계열 약물 등 주사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우머트 박사는 현재 다른 체중 감량 방법에서도 PFAS 노출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비만학회 학술지 《비만(Obesity)》에 'PFAS Exposure and Postoperative Weight Regain in Adolescents After Bariatric Surgery: Findings From the Teen-LABS Study(doi: 10.1002/oby.70009)'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