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SNS 발언과 한미 정상회담의 반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한국의 상황을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 발언을 두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즉각 반응하며 이재명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그러나 실제 정상회담에서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라는 극찬을 보내며 반전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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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발언에 대한 야당의 즉각적인 반응
26일 김문수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발언을 두고 페이스북에 "한미 관계에서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 사건"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 뉴스1
김 전 장관은 "믿기 힘든 이 상황은 이미 언론을 통해 사실로 알려졌으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피의 정치보복을 중단하고, 입법 폭주와 사법 유린 등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정을 즉각 멈춰야 한다. 만약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독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격렬한 심판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나경원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들어 한국 사회 및 정치에 대한 불신이 미국 내에서, 또 국제적으로도 확산되고 있음을 암시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의심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강경 메시지까지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간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보여준 독재적 국정운영, 내란몰이, 사법 시스템의 파괴,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장악이 결국 미국의 눈에 '숙청'과 '혁명'처럼 비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시간이 흐르면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5일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묵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뒤늦게 호텔 숙소를 잡아 묵는다고 알려졌다. 같은 등급의 공식 실무 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문재인 대통령, 실무방문(Working Visit)이었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빈 방문(State Visit)이었던 이명박, 윤석열 모두 방문 형식을 불문하고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도록 미국 측이 예우했던 전례와 극명 대비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묵는 것을 두고 미국 측의 의전 홀대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일본·미국 정상과 순차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5.8.23 / 뉴스1
아울러 나 의원은 "이번 방미에는 이례적 장면이 이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 배석을 건너뛰고 급히 미국으로 향했고,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까지 총출동했다. 이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통상 안보 협상에서 중요한 키는 기승전 대중국관계다. 지난달 방미단장으로서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 조야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서도 누차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권은 방미 직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방중특사단을 파견해 양다리를 걸쳐놨다"며 "양다리 외교는 결국 미·중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는 자충수다. 외교에서의 전략적 모호함은 미·중 모두로부터 외면받게 될 뿐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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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논란 무색하게 만든 한미 정상회담
그러나 실제로 공개된 정상회담 장면은 이러한 의전 논란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이 백악관 방명록에 서명할 때 편히 앉을 수 있도록 직접 의자를 빼주는가 하면, 이 대통령에 대해 '정말 스마트한(똑똑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전달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오찬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며 이 대통령과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눴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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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와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권유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했으며, 한국 측 배석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라며 "이 대통령은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한국 참석자들을 기프트룸으로 안내해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고르도록 한 뒤 직접 서명까지 해주는 파격적인 환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존 햄리 미국 싱크탱크 전략문제연구소(CSIS) 회장과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발언에 대해 "모든 사람이 내게 '인내하라'고 조언했다"며 "결과적으로 매우 좋았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