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맨홀 작업자' 심정지 사고 현장, 관리자 없었다... "비가 와서 출근 못해"

서울 강서구 맨홀 작업자 실종 사고, 안전 감독 부재 논란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맨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빗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작업자는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는데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고 당시 현장에 안전을 감독해야 할 감리 직원이 부재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 강서소방서는 25일 오전 10시 45분, 강서구 빗물펌프장에서 이날 오전에 실종된 맨홀 작업자를 인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견 당시 작업자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소방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8분경 강서구 염창동의 한 맨홀에서 하수구 전문 보수 업체 소속 작업자가 갑작스러운 빗물에 휩쓸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신속히 현장에 출동하여 인근 지역을 수색했고,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50m 떨어진 빗물펌프장에서 실종된 작업자를 발견했습니다.


안전 관리 부실 논란과 감리 체계의 문제점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현장 안전 관리의 부실함입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 대상자는 4m 깊이의 물속에서 긴 시간이 지난 후 발견되었다"며 "인양 시점에 이미 심정지 상태였기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실종된 작업자를 포함해 해당 업체 대표 등 총 5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오전 7시부터 맨홀 작업을 시작했지만, 현장에서 안전을 감독해야 할 감리 담당자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사이트뉴스1


강서구청 측은 "공사 감리자와의 통화에 따르면, 감리자는 오늘 오전 7시에 공사가 시작됐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현장으로 바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공사 감리자는 7시 40분에 감리 사무실로 출근했으며, 당시 비가 많이 내려 바로 공사현장으로 가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서구청은 "현장에 상주하는 감리자 2명이 강서구 내 공사가 진행 중인 10곳을 순회하며 감독하고 있으며, 비상주 감리 인원도 1명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산 제약과 안전 관리 체계의 한계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하수구 공사는 자치구 관할 업무로,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 용역비로 연간 2억 8000만원씩 2년간 총 5억 6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 내에서 각 자치구를 지원하다 보니 공사 규모에 따라 감리 규모가 결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강서구청은 해당 감리 담당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청했으며, 경찰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5~6시부터 수도권에 비가 내린다고 예보한 바 있습니다.


이튿날까지 해당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30~80mm, 많은 곳은 최대 100mm까지 예측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