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사제총기 살인 사건의 충격적 진상
60대 남성 A씨(62)가 자신의 아들 B씨(33·사망)를 사제 총기로 살해한 이 사건은 경제적 갈등과 망상이 빚어낸 비극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5일 뉴스1이 주진우 국민의힘 국회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인천 송도 사제총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전처와 아들 B씨로부터 2021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간 매달 각각 320만원씩, 총 640만원의 생활비를 중복으로 지급받아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는 살인과 살인미수, 총포화약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0일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사제 총기 살해 사건 피의자 A씨 / 뉴스1
A씨는 2015년 전처와의 사실혼 관계가 청산된 이후에도 일정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로부터 매달 약 320만원씩 지원받아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전처가 생활비 중복 지급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23년 11월 15일부터 중복 지급된 기간만큼 생활비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A씨는 생활비 지급이 중단된 후에도 구직활동 등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1월부터는 누나로부터 생활비를 빌려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처가 자신을 속인 후 노년이 되면 경제적 지원을 끊어 대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망상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지(자기)들끼리 짜고 나를 셋업 한 거지(함정에 빠뜨린 거지)"라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앞 수사관들이 서있다. / 뉴스1
치밀한 범행 계획과 잔혹한 실행
실제로는 A씨가 1998년 성범죄 사건으로 이혼한 뒤 본인의 나태함과 방탕한 생활로 생계가 어려워진 것이었지만, 그는 모든 원인을 전처와 B씨에게 돌렸습니다.
결국 A씨는 전처가 사랑하는 B씨와 그 일가를 살해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A씨는 범행도구를 물색하던 중 건장한 성인인 B씨를 상대로 칼을 사용하는 것은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8월 유튜브를 통해 사제총기 관련 영상을 시청한 그는 20여 년 전 구입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산탄 180여 발을 떠올렸습니다.
지난 7월 21일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택에 진입하고 있는 소방 관계자들 / 서울소방재난본부
A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사제총기 제작 도구를 구입하고 주거지에서 뇌관을 이용한 격발 실험을 하는 등 계획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약 10년간 운전을 하지 않아 연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세 차례 운전연습을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사건 당일인 지난 7월 20일 오후 8시 53분쯤, A씨는 자신의 생일파티를 하던 중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B씨의 집을 빠져나와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격발장치 2정, 총열 4정, 산탄 실탄 약 15발을 챙겼습니다.
현관 앞 복도에서 총열에 실탄을 장전한 후 초인종을 눌러 문을 연 아들 B씨에게 곧바로 사제총기를 발사했습니다.
아들이 벽에 기대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A씨는 그 자리에서 오른쪽 가슴 부위에 사제총기를 추가로 격발했습다.
이어 A씨는 B씨의 아내, 자녀 2명, 외국인 가정교사 등 총 4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에서 발견된 시너와 페트병 등 사제 폭발물들 / 서울소방재난본부
외국인 가정교사가 현관문을 통해 도주하자 그를 향해 총기를 격발했고, 며느리와 손주가 피신한 방문이 잠기지 않게 강하게 밀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의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 아파트에 시너가 든 페트병, 세제, 우유 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시키려고도 했습니다.
이는 집에 남아있던 전처와 아들의 소유물 등을 불태워 없애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