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대통령님 오시니 와인 미리 사놓으세요"... '경호처 김민수' 노쇼 사기 이어져

대통령실 인근 식당 노린 '경호처 사칭' 사기 수법 주의보


용산 대통령실 주변 식당가에 특별한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경호처 김민수'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방문을 빙자해 고급 와인을 미리 준비하도록 한 뒤 잠적하는 '노쇼 사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른바 '경호처 김민수 노쇼사기' 등 공공기관 관계자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사와 단속에 나섰습니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장 모 씨는 최근 경호처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단체 예약 전화를 받았습니다.


NISI20250821_0001923825_web.jpg용산경찰서


이 예약자는 대통령과 경호처 직원 20명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라며 300만 원 상당의 고급 와인을 미리 준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더욱 신뢰를 주기 위해 문자로 보낸 명함에는 대통령경호처 로고와 '김민수'라는 이름, '경호서기'라는 직책까지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장 씨는 이를 믿고 예약자가 알려준 와인업자 계좌로 와인 두 병 값인 600만 원을 송금했고, 추가로 100만 원을 들여 식사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피해 업주들의 고통과 경찰 수사 착수


img_20211109171137_4shural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예약시간 1시간 30분 전, 갑작스러운 취소 전화가 왔고 이후 예약자와 와인업자 모두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전형적인 '노쇼 사기'에 당한 것입니다. 장 모 씨는 "와인 값도 날렸지, 고깃값도 다 버렸지, 가뜩이나 지금처럼 장사 안 되는 시기에 진짜 터무니없는 일이죠"라며 피해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다행히 모든 업주가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실 인근의 또 다른 식당 주인 박혜미 씨는 같은 연락을 받았지만,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고 피해를 면했습니다.


박 씨는 "입금을 유도하길래 이거는 사기다 싶더라고요. 당하신 분들은 진짜로 상황이 안 좋으시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대통령실이라는 권위 있는 기관을 사칭하고, 고급 와인이라는 고가의 물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피해액을 키우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해 업주들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재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