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근 식당 노린 '경호처 사칭' 사기 수법 주의보
용산 대통령실 주변 식당가에 특별한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경호처 김민수'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방문을 빙자해 고급 와인을 미리 준비하도록 한 뒤 잠적하는 '노쇼 사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른바 '경호처 김민수 노쇼사기' 등 공공기관 관계자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사와 단속에 나섰습니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장 모 씨는 최근 경호처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단체 예약 전화를 받았습니다.
용산경찰서
이 예약자는 대통령과 경호처 직원 20명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라며 300만 원 상당의 고급 와인을 미리 준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더욱 신뢰를 주기 위해 문자로 보낸 명함에는 대통령경호처 로고와 '김민수'라는 이름, '경호서기'라는 직책까지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장 씨는 이를 믿고 예약자가 알려준 와인업자 계좌로 와인 두 병 값인 600만 원을 송금했고, 추가로 100만 원을 들여 식사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피해 업주들의 고통과 경찰 수사 착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예약시간 1시간 30분 전, 갑작스러운 취소 전화가 왔고 이후 예약자와 와인업자 모두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전형적인 '노쇼 사기'에 당한 것입니다. 장 모 씨는 "와인 값도 날렸지, 고깃값도 다 버렸지, 가뜩이나 지금처럼 장사 안 되는 시기에 진짜 터무니없는 일이죠"라며 피해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다행히 모든 업주가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실 인근의 또 다른 식당 주인 박혜미 씨는 같은 연락을 받았지만,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고 피해를 면했습니다.
박 씨는 "입금을 유도하길래 이거는 사기다 싶더라고요. 당하신 분들은 진짜로 상황이 안 좋으시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대통령실이라는 권위 있는 기관을 사칭하고, 고급 와인이라는 고가의 물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피해액을 키우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해 업주들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재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