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열차사고 피해 근로자들, 계약 외 추가 업무 수행 중 사고 당해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사고로 인명 피해를 입은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이 본래 코레일과 계약된 업무가 아닌 계약에 없던 업무를 갑작스럽게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20일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이 소속된 안전점검 업체는 지난 5월 코레일과 경부선 철도 주변 교량·터널 점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업무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폭우 피해를 이유로 코레일 측이 2~3주 전 이 업체에 원래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철도 주변 사면 점검을 추가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해당 업체는 현장 안전관리 인력을 급하게 섭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터널·교량 점검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들을 불러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19일 오전 10시 52분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으로 향하던 무궁화 열차가 선로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5.8.19 / 뉴스1
철도 안전사고 조사 본격화
이날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에서 대구지검, 경북경찰청, 고용노동부, 안전관리공단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했는데요.
합동감식반은 안전 매뉴얼 준수 여부와 사고현장 주변 환경, 풀숲이 우거진 커브 구간을 지나는 기관사가 근로자들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습니다.
또한 사고 열차의 급제동과 경적 사용 여부, 현장 작업자들의 당시 상황 등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사팀은 사고 열차에 부착된 블랙박스와 현장 주변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사고 직전 상황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장인 안중만 형사기동대장은 합동감식 후 인터뷰에서 "곡선코스가 많았고 육안으로 보기에 식별이 용이하지 않았다"면서도 "사고 철로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았으나 열차가 온다고 예측했다면 피해자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작업을 하던 피해자 7명 중 4명이 열차접근경보 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작동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사고 열차 블랙박스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으며 사고 기관사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엄정 수사하고 특별근로감독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코레일 역시 작업협의서와 작업계획서, 열차운행협의서, CCTV 내용 등을 토대로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사고 열차 기관사의 과속 여부 등을 자체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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