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역대 최악 가뭄으로 사상 첫 무기한 제한급수 시행
올여름,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진 반면 강원 동해안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강릉시는 식수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무기한 제한급수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19일 김홍규 강릉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오전 9시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전역(주문진읍·연곡면·왕산면 제외)에 제한급수를 시행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대별 계량기를 50% 잠금해 수용가별 약 40%의 절수 효과를 확보하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12일 오후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리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이날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25.4%로, 강릉시는 이날 오후 대책 회의를 통해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과 제한 급수 실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025.8.12 / 뉴스1
강릉시의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9일 오전 기준 21.8%로,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평년 저수율의 33.3%에 불과한 수준으로, 현재 추세라면 불과 25일 후에는 저수지가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6개월간 강릉의 누적 강수량은 386.9mm로, 평년 751.6m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국이 집중호우로 홍수 피해를 겪을 때도 강릉에는 큰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이 현재의 심각한 가뭄으로 이어졌습니다.
14일 강원 강릉시 강릉아레나 수영장 입구에 물 부족으로 인한 무기한 임시휴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지속된 가뭄으로 이날 강릉지역 주 취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26.7%까지 떨어졌다. 2025.7.14 / 뉴스1
가뭄의 영향은 이미 강릉 시민들의 일상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습니다.
해수욕장 샤워장에는 씻는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여달라는 안내문이 내걸린 곳도, 아예 수도꼭지를 빼놓은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지역 내 카페와 식당들은 자발적으로 정수기 물 대신 생수를 사용하며 절수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공공시설도 가뭄 대응에 나섰습니다. 공공 수영장 3곳은 지난달 14일부터 문을 닫았고, 시내 공중화장실은 주말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수대 6곳도 6월부터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왼쪽)과 조현수 원주지방환경청장이 최근 가뭄이 심각한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을 방문해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2025.7.11 / 뉴스1
제한급수는 공무원과 이·통반장 등이 각 가구를 직접 방문해 동의를 얻어 계량기의 절반을 잠그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강릉시는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조치를, 0% 이하이면 세대당 하루 2ℓ 생수를 배부하고 전 지역 운반급수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오는 28일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시장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면서 "가뭄 극복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협조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가뭄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봉저수지 방류설'에 대해서는 "최근 강릉시가 집중호우를 대비해 오봉저수지를 방류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다"며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
강릉시는 가뭄 해결을 위한 단기 및 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왕산면 도마천 준설을 통해 담수율을 높이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을 통해 하루 1만 톤 이상의 추가 용수원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또한 연곡~홍제 송수관로 복선화 사업, 오봉저수지 평탄화 등을 통해 용수를 추가로 늘릴 계획입니다.
안타깝게도 당분간 동해안 지역에는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가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