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웨딩 스냅 사기 논란, 업체 대표들 검찰 송치
예비부부들의 소중한 결혼식 순간을 담아주겠다며 계약금을 받고 사라진 아이폰 웨딩 스냅 촬영업체 관계자들이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4일 아이폰 웨딩 스냅 촬영업체인 'P' 브랜드 대표 강모씨와 윤모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19일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은 예비부부 570여 명에게 1억 5000만원 가량의 돈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예비부부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 P브랜드가 결혼식 스냅 사진 촬영에 전문 사진가가 아닌 일일 아르바이트를 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아이폰 웨딩 스냅 사진은 DSLR 촬영에 비해 빠르게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고 독특한 감성을 담아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P브랜드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이 5시간 내외의 초단기 교육만 받은 아르바이트생을 인력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전문 사진작가인 것처럼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아픔과 업체들의 줄도산
환불 요청이 쇄도하자 해당 업체들은 줄도산 후 잠적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했습니다.
P브랜드로부터 환불을 요구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서울 중랑구 거주 정모(29)씨는 "양가 부모님 도움 안 받고 아껴가면서 사진이라도 제대로 하자 해서 예약했던 건데 사기를 당하니까 믿을 게 없단 생각이었다"고 좌절감을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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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피해자들은 저품질의 원본 사진만 받고 약속된 보정 사진은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L' 브랜드를 이용한 경기 성남 거주 강모(33)씨는 "눈 감은 사진에 구도도 바닥이 사진의 절반 이상 나오는 사진이 허다했었다"며 "원본만 달랑 받고 연락이 두절 돼 받기로 한 보정본은 아예 못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P브랜드와 L브랜드 등 31여 개 브랜드가 같은 방식으로 줄도산 후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자발적으로 모인 피해자들은 최소 47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피해액만 11억 6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이 중 1400여 명은 10여 개 브랜드로부터 총 4억여 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 금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전망
경찰은 브랜드별로 담당 관서를 나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7월 말에는 부산 동래경찰서가 강씨와 윤씨를 포함한 또 다른 L브랜드 관계자 C씨와 D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지 8개월여 만에 하나둘씩 수사가 종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논란이 커지고 소송이 시작되자 일부 업체는 카카오톡 익명 대화방을 통해 지난 6월부터 한 주에 2명씩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환불받은 이들이 전체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극히 적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웨딩 스냅 사기 사건 관련 브랜드 별로 담당 관서를 나눠서 수사하고 있다"며 "조금씩 수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소인 측 법률 대리인은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인물이 있고 추가로 그 사건에 가담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