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아파트 화재, 전동 스쿠터 배터리 폭발 추정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자가 사망한 현장에서 전동 스쿠터용으로 추정되는 배터리 팩이 발견됐습니다.
18일 소방당국은 발견된 배터리에 대해 "리튬 2차 전지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소 패턴, 소실 범위, 발화 지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11분에 '검은 연기가 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약 2시간 30분 후인 10시 42분경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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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재로 불이 시작된 14층에 거주하던 60대 여성과 20대 남성 등 모자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60대 아버지 A 씨를 포함한 1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또한 주민 89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화재 원인 조사와 배터리 폭발 정황
18층에서 발견된 A 씨는 등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그는 아들이 평소 방 안에서 전동 스쿠터 배터리를 충전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유모 씨(67)는 "펑하고 땅땅 터지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벌써 불이 훨훨 타고 있었다"며 "부탄가스나 도시가스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여러 정황상 아들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소방 관계자는 아직 화재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증거물로 채택해 감정 기관에 맡겨야 한다"며 "종합적인 입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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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과 경찰, 전기안전공사 등 15명의 관계자들은 18일 오전부터 약 4시간 동안 합동감식을 실시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는 방 4개, 거실 1개, 주방 1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제의 배터리 팩은 특정 방 안에서 발견되었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추후 감정 기관의 분석을 통해 밝혀질 예정입니다.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인한 피해 확대
이번 화재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화재 발생 층인 14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소방법 시행령에 따르면 1992년 7월 28일부터 16층 이상의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조항이 도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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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5년 1월부터는 11층 이상 건물의 전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었고, 2018년 1월 27일부터는 그 범위가 6층 이상 건물 전 층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1998년에 준공되어 법 개정 이전 건물로, 11층 이상 스프링클러 설치 관련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고는 리튬 배터리의 안전한 관리와 노후 건물의 소방 설비 보강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