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건강 보호 강화
정부가 청소년 건강 보호를 위한 예방접종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합니다.
내년부터 계절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 만 13세 이하에서 만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될 예정입니다. 또한 자궁경부암과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지원도 남성 청소년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질병관리청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26년부터 14~18세를 포함한 모든 학령기 청소년에게 독감 무료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생후 6개월~13세 아동·청소년,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만 무료 접종 혜택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확대 조치로 독감 확산의 주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청소년층의 집단 면역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14~18세 청소년은 약 236만 명에 달합니다.
1인당 접종 비용이 3만 원(시행비 1만9610원+백신 단가 9995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확대 조치에 필요한 추가 예산은 약 706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감염병 예방 정책의 실효성 강화
정부가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주된 이유는 학령기 청소년이 독감 확산의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14주 차(3월 30일~4월 5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13~18세에서 56.1명, 7~12세에서 53.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현재 무료 접종은 13세 이하에만 적용되어, 실제 전파력이 큰 연령층은 예방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예전에는 방학 중인 12~1월에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학기 중인 11월부터 확산하는 추세"라며 "전파 중심층의 집단 면역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HPV 백신 무료 접종 역시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됩니다.
현재는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 지원 대상이지만, HPV가 남성에게도 항문암·두경부암 등을 유발하고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는 점에서 남성 접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여성에게만 HPV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한국, 일본, 튀르키예 3곳뿐입니다. 이번 조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국회 복지위는 지난해 8월 예산 심의에서 HPV 백신 남아 접종 확대를 위해 278억 원 증액을 의결했으나,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그동안 미뤄져 왔던 청소년 건강 보호 정책이 한 단계 진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