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압박에 Z세대 데이트 비용 '0달러'... 연애 방식도 변화

취업 시장의 불황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 초년생인 Z세대(20대 초반~후반)의 데이트 지출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데이트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사교 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6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8~28세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남성 응답자의 53%, 여성 응답자의 54%가 "한 달간 데이트 비용 지출은 0달러"라고 답했습니다.

데이트 비용을 지출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중 28%는 월 100달러 미만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의 42%가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사교 활동 자체를 거절하는 게 더 편하다"고 답한 것입니다. 이는 Z세대가 경제적 압박 속에서 사회적 관계보다 재정적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 Z세대의 연애·결혼·출산까지 영향

Z세대가 데이트에 돈을 쓰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높은 생활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윌 스메이다 BoA 금융센터 책임자는 "Z세대들은 식료품 가격, 임대료, 외식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걱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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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의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식품·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2023년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Z세대의 소비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높은 주거비와 보육료는 Z세대가 연애뿐만 아니라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젊은 성인들은 자녀 계획보다 경제적 안정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도 Z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입니다.

S&P 'CoreLogic Case-Shiller' 전국 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상승했으며, 2022년 기준 미국의 보육료는 연간 최대 1만5600달러에 달했습니다.

교육데이터이니셔티브의 자료에 따르면, 4년제 공립대학 등록금은 2010년부터 2023년 사이에 36.7% 상승했습니다.

온라인 공간과 AI로 변화하는 Z세대의 데이트 문화

경제적 압박 속에서 Z세대의 데이트 방식 자체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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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앱 오케이큐피드의 미셸 카예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이사는 "Z세대는 목적을 가지고 데이트하며 화려한 지출보다 호환성과 공유된 가치를 우선시한다"며 "부채나 저임금 등 경제적 압력으로 인해 자신이 데이트할 수 없다고 느끼는 Z세대를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젊은 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과 연결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성인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가 친구 및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대면 모임과 전화 통화를 기본으로 하되 SNS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던 이전 세대와 극명히 대비된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설명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은 Z세대의 연애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케이큐피드 등 데이팅 앱 기업들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싱글의 약 3분의 1은 실제 사람 대신 AI를 연애 파트너나 대화 상대 대체재로 활용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회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컴퓨터에 'Chad(가상의 AI 캐릭터)'가 무료로 있다면, 왜 거절당할 수도 있는 실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돈을 쓰겠는가"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경제적 부담과 함께 기술 발전이 Z세대의 연애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