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바쉐론 시계' 사업가의 관계, 국정 영향력 논란으로 확대
김건희 여사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의 관계가 단순한 명품 시계 거래를 넘어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과 영향력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두 사람의 소통 내용은 민간인의 국정 개입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김건희 여사 / 뉴스1
지난 17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씨는 2022년 말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도 우주 강국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 우주청이나 로봇청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며 의견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에 김 여사는 "그런 건 해야 하겠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대화가 있은 지 약 1년 후인 2023년 1월, 실제로 우주항공청 설립이 최종 결정됐습니다.
물론 우주항공청 설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여야 모두가 추진하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서씨의 조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에 김건희 특검은 이 부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성빈 전 드론돔 대표 / CBS '김현정의 뉴스쇼'
민간인 조언과 국정 현안
서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평소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그의 의견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는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병원에서 환아를 안고 찍은 사진이 '빈곤 포르노' 논란을 일으켰을 때, 김 여사가 "정말 그렇게 보이느냐"고 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태원 참사 이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김 여사가 공식적인 정부 조직 밖에 있는 민간인과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 뉴스1
김 여사는 2023년 12월경 서씨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씨는 김 여사가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상태로 전화해 "통화 기록과 전화번호를 지워라"고 지시했으며, 이것이 마지막 통화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서씨는 김 여사와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연락처를 삭제했다고 합니다.
한편 서씨는 김 여사에게 '바쉐론 콘스탄틴' 명품 시계를 구매해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3,500만 원 상당의 시계 구매 과정에서 김 여사는 그에게 500만 원만 지불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모친 최은순 씨가 석방된 후 지불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씨에 따르면 김 여사는 "재산 신고에도 시계를 샀다는 게 나와야 하는데, 내 통장에 있는 돈으로 사기는 좀 그렇다"는 말을 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