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시도때도 없이 "밥 줘"... 45kg까지 살찐 3살 아이, 알고보니 '이 병' 환자?

희귀 유전질환으로 세 살에 45kg까지 체중 증가한 미국 남아의 사연


미국에서 식욕 조절이 불가능한 희귀 유전질환으로 인해 세 살 나이에 체중이 45kg에 달한 어린 남아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피플은 렙틴 수용체 결핍증을 앓고 있는 벤자민 프라이탁(6)의 투병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인사이트벤자민 / 피플


벤자민은 2019년 3.6kg의 정상 체중으로 태어났지만, 출생 직후부터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식욕 패턴을 보였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배고픔을 호소했고,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했습니다. 이로 인해 두 살이 되었을 때 체중이 약 27kg까지 증가했으며, 세 살이 되었을 때는 무려 45kg에 육박하는 체중에 도달했습니다.


벤자민의 어머니 캐런은 "아동용 기저귀가 전혀 맞지 않아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해야 했고,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기어다니는 기본적인 동작조차 어려워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체중 증가로 병원을 찾은 벤자민은 여러 차례의 진료와 검사 끝에 2020년 9월, '렙틴 수용체 결핍증'이라는 희귀 유전질환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과 놀라운 변화


벤자민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뉴욕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이었습니다.


그는 2~6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임시브리(IMCIVREE)' 약물 투여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었고, 놀랍게도 치료 시작 일주일 만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벤자민의 어머니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후 벤자민이 음식을 달라고 조르지 않았다"며 "마침내 또래 아이들처럼 뛰어놀 수 있게 되었다"고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현재 여섯 살이 된 벤자민은 매일 아침 임시브리 약물 주사를 맞으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중은 여전히 45kg 수준이지만, 키가 13cm 정도 성장하면서 신체 균형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렙틴 수용체 결핍증은 식욕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인 렙틴이 작용하는 수용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미국 뉴욕대 랭곤 캠퍼스 하센펠드 어린이 병원 소아내분비과의 메리 팻 갤러거 박사는 "렙틴 수용체는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 수용체의 기능이 손상되면 포만감 신호가 차단되어 과도한 식욕과 체중 증가가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희귀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후 수개월에서 1년 사이에 시작되는 심한 비만과 통제하기 어려운 과식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부 환자들은 사춘기 발달 지연, 난임, 인슐린 저항성, 고혈당,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 이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렙틴 수치가 정상이거나 오히려 높게 나타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렙틴 호르몬 수용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렙틴 수용체 결핍증 치료의 기본은 철저한 식습관 관리입니다.


최근에는 벤자민이 투여받은 '임시브리'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 경로를 활성화하여 손상된 렙틴 신호를 우회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임시브리는 2020년 렙틴 수용체 결핍증을 포함한 특정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