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미국으로 '장기출장'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고 왔다"

이재용 회장, 미국 출장 후 "내년 사업 준비" 발언에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 직후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고 왔다"라고 밝혔습니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에 온전히 복귀한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특히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뉴삼성' 재건을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출장의 성과를 간략히 언급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해 한미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했으며,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사업' 준비를 언급한 점으로 미루어 빅테크 기업들과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사업 재도약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origin_미국출장마친이재용회장.jpg미국 출장 마친 이재용 회장 / 뉴스1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출국 하루 전날 테슬라와 22조 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미국 출장 기간 중에는 애플과의 수주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 계약이 차세대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관련 계약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을 가능성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5세대)와 HBM4(6세대)의 엔비디아 납품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미국 모건스탠리와 홍콩 GF증권 등 글로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HBM3E가 8월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연내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게 된다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파운드리와 설계(비메모리) 분야에 이어 D램(메모리)까지 모든 핵심 사업 영역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젠슨황 / GettyimagesKorea젠슨황 / GettyimagesKorea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2나노미터(nm) 공정과 HBM4의 올 하반기 양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HBM 시장 경쟁 구도 변화 예고


시장은 이미 'HBM 시장'의 지각변동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현재까지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지만, 미국 마이크론이 공급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키뱅크가 주최한 '기술 리더십 포럼'에서 "내년 HBM 공급량을 전량 판매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내년 물량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선제적으로 완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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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언급한 내년 물량이 대부분 HBM3E 12단이며, 일부 HBM4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도 경쟁 심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뉴스룸은 지난 8일 한동희 SK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연구위원의 인터뷰를 통해 "경쟁사의 시장 진입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HBM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역시 지난 12일 사내 행사인 '더(The) 소통'에서 "D램의 추가적인 캐파(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