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94조원... 채무 잔액 1218조 4000억 원

대한민국 재정 적신호, 상반기 적자 94조원 기록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의 재정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6월) 나라 살림 적자가 94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국가 재정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하는데요.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상반기 총수입은 320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조7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국세 수입은 190조 원으로 21조5000억 원 늘었습니다. 특히 기업실적 개선과 법인 이자·배당소득 증가로 법인세가 14조4000억 원 더 걷혔고, 소득세도 7조1000억 원 확대됐습니다.


해외주식 호황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와 성과급 확대 및 근로자 수 증가로 인한 근로소득세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 적자 심화


반면 총지출은 389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조3000억 원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8조6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욱 우려되는 점은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한 관리재정수지가 94조3000억 원 적자로 집계된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는 9조1000억 원 개선됐지만, 2020년(110조5000억 원), 2024년(103조4000억 원), 2022년(101조9000억 원)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218조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국고채 발행 현황과 금리 동향


7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21조2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1∼7월 누적으로는 145조5000억 원이 발행되어 연간 총 발행한도 대비 63.1%가 소화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같은 달 국고채 금리(3년물 2.460%, 10년물 2.785%)는 미국 등 글로벌 금리 상승 여파로 일부 상승 압력이 있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과제


이처럼 나라 살림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특히 2차 추경까지 반영되면 올해 연말 나라빚이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재정 전문가들은 세입 기반 확충과 함께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는 등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인 재정 관리 계획을 통해 국가 채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인사이트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현 정부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언급한 바 있는데요.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를 갖고 "국가 살림을 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쓸 돈이 없어 참 고민이 많다"며 "재정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함에도 조세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특히 "경제 성장이 둔화로 세입이 줄면서 국가 재정이 취약해졌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현재의 재정 상황을 농사에 비유하며 "씨앗을 옆집에서라도 좀 빌려오든지 하려고 그러니까 왜 빌려오냐, 있는 살림으로 살아야지,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지금 한 됫박 빌려다가 씨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빌려다가 씨를 뿌려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조건 빌리지 마라, 있는 걸로 살아라, 이러면 농사를 못 하게 된다"고 강조하며 현 재정 상황에 대한 비판 여론에 우회적으로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