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추억의 MP3 '아이리버' 디자인한 회장님, 이번엔 파격적인 디자인의 '1인용 골프 카트' 개발

1인용 골프 카트로 골프 문화의 혁신을 이끄는 디자인 거장


이노디자인의 김영세(75) 회장이 1인용 골프 카트 '이노 F1'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2002년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와 같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김 회장은 이번에는 골프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영세 대표 / 이노디자인김영세 대표 / 이노디자인


'F1'이라는 이름은 자동차 경주가 아닌 '한 명을 위한'(For On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김 회장의 골프 관련 디자인 여정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세계 최초로 하드케이스 캐디백 '프로텍'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제품의 로열티 수익은 사옥을 구매할 정도로 상당했으며, 1991년에는 권위 있는 디자인상 IDEA 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의 또 다른 작품이 영국의 유명 디자인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양쪽 어깨에 멜 수 있는 캐디백을 디자인했으나, 특허를 출원하지 않아 다른 업체가 먼저 출시하면서 무산된 경험도 있습니다.


김 회장은 이를 아이디어 도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노디자인이노디자인


1인용 골프 카트의 시대적 배경과 도전 과제


김 회장은 30년 전부터 1인승 골프 카트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람들이 혼자 카트를 타는 것에 익숙해지자 "때가 왔다"고 확신했고, 2023년 첫 제품을 출시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제는 한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카트를 혼자 타면 자유로워지고, 라운드 시간이 짧아지며, 골퍼의 멋과 개성이 살아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F1 덕분에 아내가 행복해졌다"는 지인의 말을 전하며, 라운드 시간이 한 시간 가량 줄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1인 카트가 정착하기에는 여러 장애물이 있습니다.


이노디자인이노디자인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 골프장의 안전 문제, 페어웨이 진입 허용 여부, 1인당으로 계산했을 때 4인승 카트보다 비싼 가격, 그리고 캐디 일자리 감소 우려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힙니다.


가장 큰 도전은 한국의 독특한 골프 문화입니다. 카트에 함께 앉아 대화하고 '뽑기 내기'를 하는 문화가 1인 카트의 보급에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좁은 카트에 끼어 앉아 다섯 시간 동안 내기를 하는 모습을 미국인이 보면 코미디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친교를 중시하는 '비즈니스 골프'보다 골프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골프에 집중할 수 있는 1인용 카트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한 "여러 명이 타는 카트는 한 홀에서 네댓 번 멈춰야 하지만, 1인승은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며, "라운드 시간이 단축되고, 골프장은 20%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어 그린피를 낮출 수 있다"고 1인 카트의 경제적 이점도 강조했습니다.


디자인을 통해 행복을 전하는 75세 슈퍼디자이너


아이리버 MP3 / 이노디자인아이리버 MP3 / 이노디자인


최근 세상을 떠난 가수 김민기와는 경기고·서울대 미대 동문으로, 함께 밴드 '도비두'를 결성하며 우정을 쌓았습니다.


김 회장은 "민기는 마음이 따뜻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 했고, 나는 디자인과 솔루션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었다"고 회상했습니다.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놀라운 에너지와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억력은 여전하고 시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며, "최근 책 두 권을 휴대폰으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운동을 거의 안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건강하다"라고 자신의 건강 비결을 전했습니다.


김 회장에게 디자인은 '일'이 아닌 '즐거움'입니다. "휴가 안 가냐는 질문에 딸이 '아빠는 일한 적이 없다. 항상 휴가 중'이라고 말할 정도"라며 웃었습니다.


그는 "70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 믿는다"며, "피카소가 그림을, 비틀스가 음악을 남겼듯, 나도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고 디자이너로서의 열정을 드러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듯 디자인해야 슈퍼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