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박찬욱, 미국 작가조합서 제명... "파업 규정 위반, 큰 선 넘었다" 파문

박찬욱 감독, WGA 제명 사태


영화 감독 박찬욱이 미국작가조합(WGA)으로부터 제명되는 중대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연예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WGA가 성명을 통해 2023년 파업 기간 중 HBO 미니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의 극본 집필을 진행한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를 회원에서 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찬욱 감독 / 뉴스1박찬욱 감독 / 뉴스1


두 사람은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7부작 시리즈 '동조자'를 공동 제작했으며, 이 작품은 2024년 4월에 방영되었습니다.


WGA는 이들의 구체적인 파업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이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박 감독과 맥켈러가 WGA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미니시리즈 집필과 제작 작업을 계속 진행한 것이 제명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연예 전문매체 '데드라인'은 "제명 결정은 박 감독과 맥켈러가 상당히 큰 선을 넘었기 때문"이라며 "매우 저명한 회원인 두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수준의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업 규정 위반과 그 영향


WGA는 이전에도 2023년 파업 기간 동안 규정을 위반한 7명의 회원을 징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0002483970_002_20250810123813830.jpg2024년 4월 미국에서 열린 HBO 미니스리즈 '동조자' 기자회견 / HBO


이 중 4명은 이의 제기 과정에서 이름이 공개되었으나, 나머지 3명은 이번 발표 전까지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작가조합은 영화, TV,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1만 1천500명의 작가들이 소속된 대규모 노동조합입니다.


이 조합은 스트리밍 시대와 인공지능(AI) 도입에 맞는 보수 체계 개편, 저작권 보호 강화,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미국 배우·방송인조합(SAG-AFTRA)과 함께 2023년 5월부터 장기간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유니버설과 넷플릭스 등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으로부터 기본급과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 인상 등에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이번 제명 결정이 박찬욱 감독과 맥켈러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디즈니, HBO, 넷플릭스 등 WGA와 협약을 체결한 대형 제작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향후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에 제약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