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오승환, 은퇴 선언... 한미일 549세이브 레전드, 야구판 떠난다

한국 야구의 전설, 오승환 은퇴 선언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43)이 현역 생활을 마감합니다.


삼성 구단은 6일 오승환이 지난 주말 유정근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의 면담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구단은 오승환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그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삼성의 네 번째 영구결번이 됩니다.


또한 오승환은 별도의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할 예정이며, KBO와 타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은퇴 투어와 시즌 말 은퇴 경기도 준비 중입니다.


origin_역투하는오승환.jpg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 뉴스1


삼성 구단은 오승환이 원할 경우 해외 코치 연수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오승환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며 "투수로서 다양한 리그에서, 정말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그동안 많은 분이 분에 넘치는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모든 분께 감사했고,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돌직구' 오승환, 한미일 프로야구를 평정하다


오승환은 6일 현재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 등판해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압도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그가 쌓아올린 세이브는 무려 549개에 달합니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오승환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습니다.


그해 4월 27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역사'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데뷔 시즌부터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의 놀라운 성적으로 정규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습니다.


origin_끝판대장오승환역투.jpg뉴스1


2006년에는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경신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0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에도 그의 위력은 여전했습니다.


강력한 악력으로 던지는 '돌직구'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직구로 평가받으며 리그를 평정했습니다.


오승환의 탁월한 실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았습니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해 39세이브를 기록하며 선동열 전 감독의 기록(38세이브)을 넘어 일본 무대 한국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는 6경기에 모두 등판해 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KBO리그 출신 한국인 최초로 일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MVP의 역사를 썼습니다.


2015년에는 41세이브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빛난 '끝판왕'의 금자탑


2016년, 오승환은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origin_선발임무완료숨고르는오승환.jpg뉴스1


그는 한국인 최초로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되었고, 2019년 9월 빅리그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42세이브를 쌓았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되었습니다.


2020년 8월 1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미일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해 아시아 최고 기록인 이와세 히토키의 407세이브를 넘어섰고, 2023년 6월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500세이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14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에서 127경기에 등판해 4승 7패, 12홀드,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으며, MLB에서는 232경기에 출전해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또한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만 42세 42일), 최소 경기 100세이브(180경기), 최연소·최소 경기 200세이브(29세 28일·334경기)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오승환의 활약은 빛났습니다.


origin_끝판대장오승환KBO리그첫400세이브달성.jpg뉴스1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3위), 2008 베이징 올림픽(금메달), 2009 WBC(2위) 등 한국 야구 전성기의 중심에서 활약했습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과 2년 22억원에 재계약했던 오승환은 6월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기부터 구위 난조와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올 시즌에는 모친상의 아픔과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6월 4일 SSG전부터 7월 8일 NC전까지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31의 성적을 기록한 후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돌부처'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던 오승환의 '돌직구'는 야구장을 넘어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비유하는 용어로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 야구의 전설 오승환의 은퇴는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