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포스텍 등 국내 연구진, 배터리 수명 5배 이상 늘린 혁신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 배터리 수명 5배 늘리는 혁신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포스텍(포항공대)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조창신 교수와 박사과정 오지웅 씨, 중앙대 융합공학부 윤성훈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양극재 내부 도판트 위치 제어 기술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기존 대비 5배 이상 늘리는 혁신적인 양극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인사이트왼쪽부터 조창신 포스텍 교수, 박사과정 오지웅 씨, 윤성훈 중앙대 교수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에 최근 게재되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 연장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는데요, 이번 연구는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 저하 원인 규명과 혁신적 해결책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한 번 충전으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충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높인 '고니켈 무코발트 양극재'는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수명이 짧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명 저하의 근본 원인에 주목했습니다.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내부 원자들의 배열 구조가 변형되면서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데, 이런 변형을 'c-축 격자 왜곡'이라고 합니다.


인사이트


이 현상이 바로 배터리 수명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아 왔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기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의 핵심은 지르코늄 이온을 양극재의 가장 작은 입자 내부까지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것입니다.


연구팀이 사용한 유기 계면활성제는 마치 요리할 때 기름과 물을 섞는 유화제처럼 작용하여, 서로 섞이기 어려운 성분들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놀라운 성능 향상과 미래 전망


열처리 과정에서 유기 계면활성제는 탄소 환원 효과를 통해 지르코늄을 입자 속에 단단히 고정시켜, 양극재를 건물의 철골구조처럼 강화했습니다. 실험 결과, 이 소재는 100번의 충·방전 후에도 98.6%의 용량을 유지했고, 500번을 반복해도 94.2%의 성능을 보였습니다. 이는 기존 고니켈 무코발트 소재보다 5배 이상 향상된 수명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포스텍 조창신 교수는 "이번 기술은 고가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양극재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결과물"이라며 "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배터리의 내구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와 배터리 산업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