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제거, 필요한가? 추성훈의 '49년 귀지' 사례로 본 의학적 진실
격투기 선수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추성훈(49)이 방송에서 공개한 '49년간 쌓인 귀지'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ENA·EBS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프로그램에서는 중국 충칭 홍야동의 귀 청소 체험 장면이 방영되었는데요. 평생 귀 청소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추성훈의 귓속에는 크고 딱딱하게 굳은 귀지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ENA·EBS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방송에서 함께한 곽튜브와 이은지는 "귀에서 화석이 나왔는데? 너무 더러워!"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추성훈의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건강에 더 유익했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귀지는 천연 보호막, 제거보다 자연 배출이 좋아
대부분의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귀지를 인위적으로 파낼 필요가 없다"고 공통적으로 조언합니다. 귀지는 외이도의 땀과 귀지샘에서 나오는 분비물, 그리고 벗겨진 표피 세포로 구성된 자연적인 보호 장벽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귀지는 산성 성분을 띠고 있어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귀 내부의 적절한 보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외이도와 연결된 뼈와 연골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음식을 씹을 때 턱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귀지가 저절로 배출되기 때문에, 굳이 인위적인 제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NA·EBS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오히려 습관적으로 귀를 파는 행동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귀지를 자주 제거할수록 귀지샘이 자극을 받아 분비량이 증가하고, 귀 내부의 보습력이 저하되어 가려움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귀를 세게 파거나 비위생적인 도구를 사용할 경우, 귀 내부에 손상을 입힐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귀지 관리,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귀지 제거가 필요한 경우는 귀지가 과도하게 쌓여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때입니다.
청력 저하, 귀가 막힌 듯한 느낌, 이명,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귀지의 색상과 상태는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귀지는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지만, 붉은색을 띤다면 귀 내부에 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강한 악취가 나거나 녹색 또는 하얀색 진물이 분비된다면 곰팡이나 세균 감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에서 귀지를 관리하고 싶다면, 면봉으로 귓구멍 입구에 보이는 부분만 가볍게 닦아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볼펜이나 이쑤시개와 같은 날카로운 물체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고막은 두께가 0.1mm에 불과한 매우 얇은 조직으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외상성 고막 천공'의 위험이 있습니다.
귓속 피부는 조직이 얇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사소한 자극에도 상처나 염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귀가 꽉 찬 느낌이 들 때, 귓구멍에 통증이나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