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하루 32도 이상, 140일만 지나면... 생물학적 나이 14개월 늙는다"

폭염, 흡연·과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노화 촉진


살인적인 폭염이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인간의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고온 현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origin_대프리카폭염필수템양산.jpg뉴스1


최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팀은 극심한 더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와 유사한 수준으로 생물학적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56세 이상 미국 성인 약 4,000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하여 '에피제네틱 시계(epigenetic clock)'라 불리는 생물학적 나이 측정 방식을 활용했는데요. 이 방법은 실제 연대기적 나이와 별개로 신체의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폭염 노출과 사회적 불평등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간 140일 이상을 32도(90℉) 이상의 극심한 더위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러한 더위를 10일 미만으로 경험한 지역 거주자들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4개월이나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폭염이 단순히 일시적인 불편함을 넘어 인체의 세포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건강 위협 요인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입니다.


427367ayjv1e52kad2e3.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폭염으로 인한 노화 가속화가 사회적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소득층과 흑인 커뮤니티와 같이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나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된 사회적 약자들이 이러한 '더위 기반 노화'에 더 심각하게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폭염은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 차원의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하며, 도시 설계와 정책적 대응의 시급성을 역설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폭염이 심혈관질환, 신장 문제, 열사병 등 이미 알려진 건강 위험을 넘어, '세포 노화'라는 미시적 차원에서의 피해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연구 결과는 폭염 대응이 단순한 불편 해소가 아닌 국민 건강과 수명에 직결된 중요한 공공 정책 과제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