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레전드로 우뚝 선 손흥민, 10년 여정 마무리하고 새 도전 선언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난 5월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무관의 설움'을 털어낸 손흥민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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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레전드가 됐나요?"라는 질문에 환한 미소와 함께 이같이 답했습니다.
2015년 8월, 23살의 나이로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는 2천200만 파운드(약 405억원)였습니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낯선 동양인 공격수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치며 공식전 165경기에서 49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인 EPL에서의 활약은 미지수였습니다.
토트넘에서의 첫 시즌은 다소 불안했습니다. 공식전 40경기에서 8골(EPL 4골)에 그쳤지만, 2016-2017시즌부터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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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서 14골을 포함해 공식전 47경기 동안 21골을 터뜨리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2023-2024시즌까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시아의 자존심,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서다
손흥민의 전성기는 2021-2022시즌이었습니다.
EPL에서 23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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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이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획득하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10시즌을 뛰며 손흥민은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EPL 127골, 컵대회 19골, 유럽클럽대항전 27골)과 101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에서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보비 스미스(208골), 마친 치버스(174골)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케인(45골)에 이어 27골로 2위에 올랐고,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부문에서도 8위를 차지했습니다.
손흥민은 'EPL 이달의 선수'에 4차례(2016년 9월, 2017년 4월, 2020년 9월, 2023년 9월), 'EPL 이달의 골'에 두 차례(2018년 11월, 2019년 12월)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보여준 '70m 질주 원더골'은 2019-2020시즌 'EPL 올해의 골'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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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토트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이었습니다.
주장으로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럽 무대 진출 15시즌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이로써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던 '무관'(無冠)의 꼬리표도 떼어냈습니다.
하지만 33세에 접어든 손흥민은 '에이징 커브'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끝에 토트넘과의 10년 인연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결단
2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 앞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미 여러 이적설이 나돌았던 터라 많은 팬들은 이 발표를 예상된 수순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손흥민의 토트넘, 11일 새벽 5시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치른다
토트넘에서 레전드로 인정받기에 충분한 업적을 쌓은 손흥민은 '박수칠 때 떠난다'는 말을 실천하며 새로운 도전의 무대로 향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