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9시간보다 더 자면 건강에 안 좋다?"... 실제 연구 결과 봤더니

수면 시간보다 수면 리듬이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


성인에게 권장되는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mg_20210721170717_h1lxeq78.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동안 수면 전문가들은 잠을 너무 적게 자는 것뿐만 아니라 너무 많이 자는 것도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해왔는데요. 특히 9시간 이상의 장시간 수면은 심장병, 우울증, 뇌졸중, 조기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학술지 '건강 자료 과학(Health Data Science)'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존 연구의 결론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참가자들의 자가 보고에 의존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수면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건강 지표 추적기(피트니스 트래커)를 1주일 동안 착용한 성인 8만 8461명의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약 7년 동안 이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했습니다.


분석 결과, 밤에 8시간 이상 잔다고 응답한 사람 중 약 22%가 실제로는 6시간 이하만 잤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이들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실제 수면 시간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객관적 데이터로 밝혀진 수면의 진실


img_20210430084717_jp0j669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 뱅크의 50만 명 이상의 건강 의학 정보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건강 지표 추적기를 통해 단순한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취침 시각, 수면 리듬의 안정성, 깊은 수면의 정도, 수면 중 깨어난 횟수 등 다양한 정보를 정밀하게 추적했는데요.


이를 통해 172가지 질병이 다양한 수면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92가지 질병에서는 발병 원인의 약 20%를 수면 문제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단순히 몇 시간 잤느냐보다 수면 리듬이 건강에 더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정이 넘어 0시 30분 이후에 잠드는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간경병증 위험을 2.57배나 높였습니다. 또한 낮은 일간 안정성, 즉 매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괴저(조직 괴사) 위험이 2.61배 증가했습니다.


qrnz1w8zsndx7y8r8124.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 위험의 최대 37%, 제2형 당뇨병 위험의 36%, 급성신부전 위험의 22%가 수면 리듬 교란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또한 수면 시간과는 관계없이 83가지 질환이 수면 리듬과 연관되어 있었는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 질환이 이전 연구에서는 수면 리듬과의 연관성이 보고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제3군 의과대학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규칙적인 수면의 중요성을 간과해 왔음을 보여준다"며 "이제 좋은 수면을 단순히 수면 시간만으로 정의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