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 시장에서 '인스터 EV'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 재진출 3년 차를 맞아 소형 전기차 '인스터 EV'(국내명 캐스퍼 EV)를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연간 1000대 판매라는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왔는데요.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이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4년 1~6월 일본 시장에서 총 438대를 판매했습니다.
인스터 EV / 현대차
경쟁사들에 비해 여전히 적은 수치이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역대 상반기 최대 판매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618대의 약 70%를 올해 상반기에만 달성했습니다.
2022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는 2023년에 492대를 판매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의 이러한 성장세에는 올해 4월부터 일본 시장에 출시된 인스터 EV가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인스터 EV 출시 이후 현대차의 월간 판매량은 4월 82대, 5월 94대, 6월 130대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가격경쟁력으로 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
현대차는 전기차 보급률이 아직 1%에 불과한 일본 시장에서 인스터 EV의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인스터 EV / 현대차
인스터 EV의 기본 가격은 284만9000엔(약 265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요.
이는 중국 BYD의 '아토3'(418만엔, 약 3900만원)나 일본 토종 브랜드 토요타의 'bZ4X'(550만엔, 약 5132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수준입니다.
일본 정부의 클린에너지자동차(CEV) 보조금 제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스터 EV는 전비와 항속거리 등을 고려해 최대 보조금인 56만엔(약 522만원)을 지원받습니다.
반면 BYD 아토3는 올해부터 '중요 광물의 안전 확보 리스크 저감 노력'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추가되면서 보조금이 35만엔(약 326만원)으로 축소되었습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인스터 EV의 일본 수출을 담당하고 있으며, 품질에 까다로운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스터 EV / 현대차
윤몽현 GGM 대표이사는 "30억원을 투자해 일본 수출 물량 전용 검수 절차를 마련했다"면서 "올해 일본 선적 물량을 680대로 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기아는 내년부터 전기 경상용차 'PV5'를 일본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기아는 현대차와 달리 일본 현지 법인 없이 소지쓰 종합상사와 현지 판매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전기 경상용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 일본에서 법인 설립보다는 상사 매매 방식을 선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국 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상용차 시장 규모는 285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하며, 이 중 74%가 PV5의 경쟁 시장인 경상용차(LCV) 시장입니다.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전기차 수요는 많지 않았지만, 토요타, 스즈키, 다이하쓰가 올해 말 경상용 전기차 3종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