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토)

봉사 좋아했던 50대 지적장애 여성,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지적장애 여성의 숭고한 생명 나눔, 5명에게 새 삶 선물


지적장애를 가진 58세 박영분 씨가 뇌사 후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에서 58세 박영분 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구하고 하늘로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간장과 양측 신장, 양측 안구를 기증하여 5명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물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장애복지센터에서 일상적인 대화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박씨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난 박영분(58)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박 씨의 가족들은 "너무나 착하게 살아왔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가길 원했으며, 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몸에 살아 숨 쉬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서울에서 2남 5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박영분 씨는 어린 시절부터 지적장애를 가졌지만, 활발한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장기기증이라는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평생 보여준 따뜻한 마음씨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 씨가 생전에 다니던 장애복지센터 관계자는 "영분 씨는 지적장애 2급이긴 했지만 대화가 잘 통하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친구들을 돕는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간 따뜻한 사람이니까 하늘에서도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라고 애틋한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 씨의 언니 정민 씨는 "영분아, 따사로운 햇살같이 늘 웃음을 주던 밝은 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니 믿을 수가 없어. 좋은 일을 하고 갔으니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라고 말했습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랑을 나눠준 기증자 박영분 님과 기증자 유가족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드린다. 이러한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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