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아버지가 키운 휠라, 아들이 부활 시킨다"... '3마'로 中 패션판 뒤흔든 미스토홀딩스의 반전

중국 제패한 'K-패션 3마'... 그 뒤에 '휠라'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국내 MZ세대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 난 이른바 'K-패션 3마'가 중국 패션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넓히고 있습니다.


상하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앞에선 DIY 에코백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현지인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3마' 브랜드들이 중화권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뜻밖의 이름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미스토홀딩스'입니다. 미스토홀딩스는 사실 그리 낯선 기업이 아닙니다. 9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 사본 적 있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를 소유한 휠라홀딩스가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올해 3월 휠라홀딩스는 '혼합'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미스토(Misto)'를 사명으로 채택하며 새 출발을 알렸습니다. 단일 브랜드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K-패션 브랜드의 중화권 진출과 유통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포부입니다.


미스토홀딩스중국 상하이 '신천지'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중화권 1호점을 오픈했다. / 미스토홀딩스


그 전략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미스토홀딩스는 이달 초 상하이 프리미엄 쇼핑몰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중화권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포문을 열었고 이어 항저우 IN77, 베이징 타이쿠리 등 중국 핵심 상권에도 추가 매장을 연다는 계획입니다.


성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마르디 메크르디'는 이미 중국 10개 도시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중국의 상반기 최대 규모 온라인 쇼핑 행사 '618 쇼핑 행사'에서는 여성 신규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고하우스의 '마뗑킴'은 지난해 미스토홀딩스와 중화권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이후, 홍콩, 대만, 마카오 등지에서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마뗑킴은 일본과 중국을 포함해 총 27개 매장을 글로벌 시장에 열겠다는 확장 계획도 밝힌 상태로 현지 소비자 반응 역시 호의적입니다.


미스토홀딩스미스토홀딩스 홈페이지


유통매출만 120%↑...'K-패션'으로 찾은 새로운 가능성


이러한 움직임은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미스토홀딩스의 올해 1분기 브랜드 유통 사업 매출은 3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4%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통 매출(218억 원)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선 수치입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미스토홀딩스의 연결 매출이 1조 2,253억 원, 영업이익은 1,7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다면 미스토홀딩스가 휠라를 완전히 지운 것일까요? 아닙니다. '휠라'도 여전히 회사의 주력 브랜드로 건재합니다. 


미스토홀딩스미스토홀딩스


2009년부터 안타스포츠와 함께 중국 사업을 전개 중인 휠라는 올해 '618 행사'에서 스포츠 브랜드 매출 기준 나이키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안타스포츠는 휠라 브랜드의 연매출을 7조~9조 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3개년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즉 미스토홀딩스는 휠라라는 기존 강력한 자산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3마' 브랜드와 같은 신성장 동력을 추가해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셈입니다.


윤윤수 회장이 2000년대 초 휠라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키워냈다면 이제는 아들 윤근창 대표가 미스토 체제 아래 새로운 K-패션 유통 전략으로 또 한 번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좌) 윤뉸수 회장, (우) 윤근창 대표 / 미스토홀딩스 (좌) 윤윤수 회장, (우) 윤근창 대표 / 미스토홀딩스


휠라, 스포츠로 환경과 미래를 잇다


한편 휠라는 스포츠를 통해 환경과 미래를 잇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프로축구단 제주SK FC와 협력해 지역 사회 공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캠페인을 펼치며 스포츠의 아름다운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미스토코리아(대표 김지헌)가 전개하는 휠라는 제주 지역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메시지를 담은 리사이클링 서드 유니폼을 제작하고, 유소년 축구 선수들과의 교감형 ESG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유니폼은 멸종위기종인 제주남방큰돌고래의 곡선미와 제주 바다의 물결을 형상화한 흰색 곡선형 패턴을 적용하고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를 45% 함유한 고기능성 원단으로 제작됐습니다. 경기 중 찢어짐 방지 빠른 건조 및 땀 흡수 기능을 갖춰 더운 날씨에도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01. 휠라_제주SK FC와 지속가능한 스포츠 캠페인 전개.jpg미스토홀딩스


지난달 14일에는 휠라와 제주SK의 서드 유니폼 히스토리를 조명한 전시 부스를 운영하고 리사이클링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돌고래 키링과 선수 사인 유니폼을 증정하는 팬 이벤트도 함께 열렸습니다.


이어 9일에는 제주SK 소속 유소년 축구팀과 프로 선수가 함께하는 미니 게임이 진행돼, 선수와 어린 꿈나무들이 직접 교감하며 기술을 전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휠라는 이 활동을 담은 영상을 공식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며 'Our Sport is Beautiful(휠라의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미스토코리아 관계자는 "제주SK와의 지난 4년간의 협업을 통해 리사이클링 유니폼, 유소년 지원 등 지속 가능한 스포츠의 가치를 전달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미래세대, 환경을 연결하는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02. 휠라_제주SK FC와 지속가능한 스포츠 캠페인 전개.jpg미스토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