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가 개발한 AI 기술, 갤럭시 워치8의 '수면 코치'로 탄생
삼성전자의 최신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된 'AI 수면 코치' 기능이 한 수학자의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수리생물학자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입니다.
김재경 교수는 수학을 활용해 수면을 연구하는 '수리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체의 24시간 주기 리듬, 즉 '생체시계(Circadian Rhythm)'를 수학적 모델링으로 분석하는 연구에 주력해왔습니다.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연구실
또한 김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주은연·최수정 교수팀, 이화여대 서울병원 김지현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세 가지 수면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슬립스(SLEEPS SimpLe quEstionnairE Predicting Sleep disorders)'를 2023년에 개발하여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그룹 CI(그룹장)를 맡고 있는 김 교수는 미분과 같은 수학적 원리를 활용해 AI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이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 적용되어 전 세계 사용자들의 맞춤형 수면 건강을 관리하는 '건강 비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가 9일 공개한 갤럭시 워치8에는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하는 AI 수면 관리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수면 모니터링 기능은 애플워치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마트워치에도 있지만, 이번에 적용된 기술은 과학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맞춤형 조언을 제공한다는 점이 차별화됩니다.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의 혁신, 수학적 알고리즘의 힘
뉴스1
김 교수팀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갤럭시 워치를 착용한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여 뇌와 신체가 가장 효율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취침 및 기상 시간을 '시간의 창(Time Window)' 형태로 제안합니다.
이 기술의 특징은 단순히 '8시간 주무세요'라는 일반적인 조언이 아니라, '밤 11시 10분에서 11시 40분 사이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워치8의 마케팅에서 이 수면 관리 기능을 핵심 요소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수면 애플리케이션들이 '얼마나 잤는가'라는 수면의 '양'에 초점을 맞췄다면, 김 교수의 기술은 '언제 잠들고 깨는가'라는 수면의 '규칙성'과 '타이밍'에 중점을 둡니다.
이는 수면의 질적 측면을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김 교수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오하이오 주립대학을 거쳐 2015년 KAIST에 부임했습니다.
2021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으로 선출되는 등 국내외에서 촉망받는 연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수리생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이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