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이중 뚜껑'에 뒤덮인 한반도, 이달 말부터 8월 초까지 '본격 폭염' 이어진다

이중 고기압층에 갇힌 한반도


7월 말까지 이어져야 할 장마가 예상보다 빨리 종료되면서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가마솥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난 9일 기상청은 전국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형성한 '이중 뚜껑' 상태에 갇혀 당분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었으며, 체감온도는 30도에서 37도 사이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극한 폭염은 대기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과 중·하층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겹치면서 발생했습니다. 두 고기압이 이중 고기압층을 형성한 가운데, 태백산맥을 넘어오며 더욱 뜨거워진 동풍까지 더해져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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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


올해 폭염은 과거 기록적인 더위를 보였던 2018년과 1994년과 비교해도 더 빨리 찾아왔습니다.


이전 두 해에는 7월 하순과 8월 초순을 중심으로 전국이 35도 이상의 더위를 경험했지만, 올해는 7월 초부터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77곳(79.4%)에서 7월 상순 일 평균기온 최고값이 9일 경신되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례적인 확장이 올해의 짧은 장마와 극한 더위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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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차가운 공기 덩어리와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비를 내리게 하는 현상인데, 예년과 달리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해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쉽게 북상했습니다.


9일 기준으로 북한으로 올라간 정체전선은 이미 비활성화되어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제주와 남부 지방의 장마 기간은 각각 15일(6월12~26일)과 13일(6월19일~7월1일)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년 장마 기간인 31~32일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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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주말 전국 낮 최고기온은 26~34도, 다음 주 초인 14~15일에는 30~34도, 이후 다음 주 토요일인 19일까지는 28~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되었습니다.


다만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에 겹쳐진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거대한 본체가 아닌 태풍 등의 영향으로 분리된 고기압의 일부이기 때문에, 기압계 흐름에 따라 폭염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여름이 점점 더 일찍 시작되고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라며 "7월 초부터 극한 폭염이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여름 날씨는 초복(7월20일)과 말복(8월9일) 사이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