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암투병에 지쳐 삶 포기하려 했던 암환자... 용기 내 '턱걸이 챔피언' 되게 만든 엄마의 '한마디'

7살부터 두경부암 투병, 턱걸이로 극복한 청년의 감동 스토리


7살 때부터 두경부암을 앓아온 20대 남성이 턱걸이 운동을 통해 긴 투병 생활을 이겨낸 사연이 화제다.


'턱걸이 챔피언'으로 알려진 김동호(23)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K맨몸운동 턱걸이 부문에서 건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채널에는 김씨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 김씨는 7살 때 입안이 부어 충청남도 서산시 인근 병원을 찾았다. 


image.pngYouTube '서울아산병원'


소아과와 치과를 거쳐 이비인후과에서 CT 검사 후 대형병원 방문을 권유받았고, 그곳에서 두경부 지방육종이라는 희귀암 진단을 받았다. 


지방세포에서 발생하는 이 종양은 입과 목 부위에 생겼으며, 한 번의 수술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재발했다. 


신경과 혈관이 밀집된 부위에 종양이 위치해 수술 난이도도 높았고, 결국 당시 다니던 병원은 치료를 포기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운동으로 찾은 새 삶


마지막 희망을 품고 2014년 1월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을 때, 김씨의 얼굴은 이미 다섯 번의 수술로 크게 손상된 상태였다.


image.pngYouTube '서울아산병원'


고경남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동호는 병원을 찾아왔을 때 이미 다섯 번이나 수술했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도 얼굴이 많이 손상됐고, 굉장히 지치고 힘든 모습이었다"며 "꼭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과가 협진하며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지만, 종양은 계속 재발했다.


커진 종양이 얼굴 뼈를 밀어내 신경이 손상되면서 얼굴 오른쪽에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투병 생활에 김씨를 지치게 만들었다. 


김씨는 "얼굴이 종양 때문에 부어 있다 보니까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쳐다봤다. 감각이 없어 음식물이 얼굴에 묻어 식당에서 편하게 밥을 먹지 못했다. 외모에 대한 지적이나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image.pngYouTube '서울아산병원'


이어 "내가 없어져 버리면 엄마, 아빠, 누나가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옥상 난간에 매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김씨에게 어머니는 "절대 네 잘못이 아니고 네가 사라진다고 해도 가족들이 절대 행복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한마디에 마음을 돌렸다.


두려움이 가득할 때 김씨는 '멈춤'이 아닌 '매일의 용기'를 택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체육 선생님이 보여준 영상에는 몸이 불편한데도 운동으로 극복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이후 그는 운동으로 암을 극복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방문에 철봉을 설치해 매일 1~2시간씩 턱걸이를 연습했다.


고통을 넘어 챔피언으로


image.png김동호씨 SNS 캡처


근력 운동을 시작한 후 김씨의 체격은 커졌고 정신적으로도 회복됐다. 놀랍게도 종양의 성장 속도도 둔화되어 항암과 약물 치료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


현재는 종양 제거술만 연 1회 정도 받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2020년 7월, 김씨는 양악 수술을 앞두고 있던 전날 온라인 턱걸이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 영상을 제출했다.


수술 다음 날, 그는 병상에서 대회 1등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해 받았다.


김씨의 아버지는 "진짜 너무 좋았다, 말도 못 하게. 혼자서 동호가 1등 하는 모습을 100번은 더 본 거 같다"며 "아픔을 참아내고 그렇게 성과를 끌어내기까지 얼마나 큰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겠냐. 너무 대견스럽고, 저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씨는 투병 중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image.pngYouTube '서울아산병원'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는 절대 안 되겠다. 80개, 90개 점진적으로 기량을 쌓아 올려서 세계적인 레벨에 오를 수 있는 그런 포부를 갖고 어깨도 당당히 펴고, 지금처럼 희망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저보다 아픈 고통을 겪고 계신 환우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완치할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 같이 화이팅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