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미리 예약한 여행객들 어떡하나... 프랑스, 역대급 폭염으로 '에펠탑 폐쇄'

유럽 폭염으로 관광 명소 운영 제한... 여행객들 비상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럽의 주요 관광 명소들이 운영을 제한하거나 일시 폐쇄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도 정상부 접근이 제한되면서 미리 예약을 한 여행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CNN, BBC,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폭염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관람객 안전을 위해 에펠탑 정상부 접근을 2일까지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본토 96개 주 중 84개 주에 폭염 경보를 내렸으며, 수도 파리를 비롯한 16곳에 최고 등급인 '적색 경보'를, 나머지 68곳에는 바로 아래 단계인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1976 폭염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인사이트파리의 에펠탑 / GettyimagesKorea


에펠탑 공식 홈페이지에는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고온기에는 햇볕을 피하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라"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이에 수개월 전 에펠탑 전망대를 예약한 여행객들은 꼭대기에 오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전날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은 "철골 구조물인 에펠탑이 폭염으로 꼭대기 부분이 약 20cm가량 휘어질 수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에펠탑 전망대 / Unsplash


건축가이자 역사학장인 베르트랑 르무안(Bertrand Lemoine)은 2020년 8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태양은 회전하기 때문에 에펠탑은 하루 동안 려거 각도에서 햇빛을 받는다"라면서 "태양을 향한 부분은 열에 의해 팽창해 미세하게 구부러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휘어지더라도) 사람이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세하고 점진적이며, 밤이 되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유연성을 되찾고 원래의 형태로 돌아간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열팽창' 현상이라고 하는데, 일정한 압력에서 물체의 온도가 높아지면 부피도 커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부피도 다시 작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열팽창 현상으로 에펠탑의 높이는 여름철 최대 15cm 높아지고, 겨울철 최대 10cm 낮아진다.


프랑스 전역의 공립학교 약 1,350곳도 이날부터 휴교에 들어간 상황이다.


인사이트2025년 7월 1일,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오 ​​지역에서 섭씨 40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여성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심각한 유럽 폭염 상황


벨기에 브뤼셀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아토미움도 이틀간 일반 관람객 입장을 제한했다.


운영 측은 "내부 온도가 향후 며칠간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롬바르디아와 에밀리아로마냐 등 산업 거점 지역 13곳에서 정오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근무가 전면 금지됐다.


이는 실제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폭염으로 쓰러져 숨지거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폭염 속 차량에 방치된 어린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응급실 환자가 15~20% 증가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탈수 증세를 보인 노년층이었다.


인사이트2025년 7월 1일, 한 남성이 찌는 듯한 여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유럽 기상 당국은 이번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추가적인 건강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럽 각지에서는 폭염과 함께 이상기후로 인한 산불과 홍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대규모 산불로 수만 명이 대피했고, 프랑스에서는 폭우로 인해 이탈리아를 오가는 관광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달 포르투갈 모라 지역에서는 기온이 무려 46.6도까지 치솟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럽 대륙의 살인적 폭염에 여정을 줄이거나 조기 귀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은 현지 기상 상황과 관광지 운영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