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사례 논란, "선생님 김밥 사실 때 우리 애 것도 사주세요"
한 교사가 경험한 황당한 교권 침해 사례가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SNS 이용자 A 씨가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서 발췌한 내용에 따르면, 한 초등학교 교사가 체험학습 안내장을 학부모에게 전달하며 "점심은 개별 준비해달라"고 안내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한 학부모는 "선생님 김밥 사실 때 우리 애 것도 하나 사서 같이 보내주세요"라는 요청을 했다. 교사는 자신의 도시락을 구매하러 가는 길에 학생의 도시락까지 구매해 포장하고 전달해달라는 이 요구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이 사례를 공유한 A 씨는 "이게 무슨 개인 비서냐? 교사는 학부모의 하청업체가 아니다. 밥 챙겨주고, 옷 챙겨주고, 체험학습도 같이 뛰고 이젠 도시락도 대행이냐?"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또한 "'우리 애 김밥도' 한 마디에 참교육이 멈췄다. 이젠 진짜 애들보다 부모 상대가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이 겪는 다양한 교권 침해 사례들
이 사례가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방과 후 교사인 친척의 경험을 전하며 "애가 신발주머니를 놓고 가자 애 엄마가 '선생님 퇴근하시는 길에 우리 집 경비실에 맡겨주세요'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교사는 "제가 퇴근길에 학교 숙직실에 맡겨둘 테니 어머니 퇴근길에 찾아가세요"라고 대응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 엄마가 교사한테 자기 애 도시락 싸달라고 한 경우도 있다"며, 교사가 거절하자 해당 학부모가 "선생님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시네요"라고 말하며 교장실 번호를 요구했다는 사례도 공유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도 댓글을 통해 "자기가 도시락 못 싸주는데 애 밥 어떡하냐는 학부모도 있었다"며 "실제로 꽤 많이 받는 연락"이라고 밝혔다.
이 교사는 "제가 김밥을 준비하지 않아 ○○이 김밥 사는 건 어렵다"고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과거와 현재의 교육 문화 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나 때는 엄마가 선생님 김밥까지 집에서 준비했고 50명 중 절반 이상이 선생님 김밥 싸와서 금지당한 적도 있다"며 "이게 좋은 문화라는 건 아니지만 요즘은 왜 이렇게 개판으로 바뀌었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사례는 교사들이 학생 교육 외에도 학부모들의 비상식적인 요구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여주며, 교권 보호와 교사-학부모 간 적절한 관계 설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