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 구도 변화 조짐, 시진핑 실각설 확산
미국 정치권과 외교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실각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간부들의 연이은 숙청과 시 주석의 공개 활동 감소가 이러한 추측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마이클 플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중국 내 권력 이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플린은 "중국공산당의 핵심 구성원, 특히 대중과 국가안보 부처의 신뢰 상실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서 분명히 권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리더십 변화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린 전 보좌관은 시 주석의 잠재적 후계자로 보이는 세 인물의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중국 권력서열 6위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장여우샤 부주석이 그 주인공들이다.
군부 내 권력 투쟁과 집단지도체제 복원 가능성
대만 자유시보는 30일 보도를 통해 중국 군부 내 권력 투쟁 가능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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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측근이자 중앙군사위 부주석인 허웨이둥과 먀오화의 실각이 군부 내 암투와 연관됐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이 이들을 통해 군부 실권자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그 측근들을 제거하려 했으나, 오히려 역공을 당해 군권 장악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자유시보는 "시진핑은 중앙군사위 주석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명목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진핑이 반대파와 협상해 본인이 물러나는 조건으로 측근인 딩쉐샹이 총서기, 후진타오 전 주석의 지지를 받는 천지닝이 총리, 장여우샤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아 집단지도체제를 복원하는데 합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영향력이 강한 딩쉐샹의 집권을 견제하기 위해 왕양 전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후춘화 정협 부주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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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후진타오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계열의 인사들로 알려져 있다. 그레고리 슬레이튼 전 버뮤다 주재 미국대사도 28일 뉴욕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시 주석의 실각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시진핑은 건강이 좋지 않아 오는 8월 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은퇴하거나 이름뿐인 직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2022년 시진핑에게 굴욕을 당했던 후 전 주석 등 원로들이 막후에서 권력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슬레이튼 전 대사는 시 주석 실각의 징후로 여러 사례를 제시했다.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을 기리는 시중쉰기념관이 지난 5월 '관중혁명기념관'으로 명칭을 변경한 점,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당 고위 간부들의 외국 인사 접견 시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시 주석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