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사람 대변' 1000여점 저장되어 있는 냉동 창고... 어디에 쓰나 봤더니

인류 미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오타 볼트' 프로젝트


과학자들이 인간의 대변 샘플을 수집해 냉동 보관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저널에 발표된 논평에 따르면, 현존하는 미생물의 백업 사본을 보존하기 위한 '마이크로바이오타 볼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0003553405_001_20250630092015785.jpg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의 '종말의 날' 저장고 / 마이크로볼타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의 영하 80도 냉동고에 200종의 발효 식품과 함께 급속 냉동한 인간 대변 샘플 1000여점을 보관 중이다. 이 독특한 생체 자원 보존 프로젝트는 2018년에 시작되었으며, 노르웨이의 '최후의 날' 종자 저장고로 알려진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생물 다양성 손실과 건강 위협


연구진은 "미생물의 손실은 알레르기, 자가면역 질환, 대사 질환 등 만성질환의 놀라운 증가와 관련이 있다"며 미생물 다양성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미생물 다양성 손실은 환경 생태계로 확대되어 농업과 생태계 회복력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활동, 기후변화로 인한 영구 동토층 해빙, 항생제 과다 사용 등이 인간과 동물, 환경의 미생물 군집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생물 보존 프로젝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중요한 생태학적 보험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미생물 보존 노력


코로나 치료제,덱사메타손 사용,염증 치료제,WHO 약물,코로나 연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이크로바이오타 볼트 프로젝트는 지난 7년간 브라질, 에티오피아, 가나, 라오스, 태국, 스위스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총 1204점의 배설물 샘플과 190점의 식품 샘플을 수집했다.


연구팀은 2029년까지 샘플 수를 1만 점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스발바르 종자 저장고처럼 영구 보존에 적합한 저장 시설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현재 주요 과제다.


현재로서는 냉동된 미생물을 해동시켜 인간의 장이나 생태계에 재도입했을 때 원래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그러나 연구진은 "언젠가 과학이 충분히 발전하면 그런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목표는 인간, 동물, 식물 및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백업 사본을 확보해 미래 세대가 연구를 수행하고, 생태계 복원 또는 의료적 필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미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