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 용어의 주인공, 클라크 올로프손 사망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심리학적 용어를 탄생시킨 스웨덴 납치 범죄자 클라크 올로프손이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다겐스 ETC는 올로프손이 장기간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올로프손은 10대 시절부터 범죄의 길로 들어섰으나,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1973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벌인 은행 인질극이었다. 그는 공범 얀-에릭 올손과 함께 은행에서 4명을 인질로 잡고 일주일 가까이 건물을 점거했다. 당시 스웨덴 경찰은 범인들의 정확한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미숙한 대응을 보였다.
인질과 범인 사이의 특이한 심리적 유대
이 사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인질로 잡힌 크리스틴 엔마크가 보인 행동이었다.
그녀는 올로프 팔메 당시 스웨덴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나는 두 범인을 믿는다"라며 그들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두 범인이 항복했을 때도 인질들이 범인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 현상을 관찰한 정신과 의사 닐스 베제로트는 '인질 피해자가 오히려 범인과 정서적 유대감을 갖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클라크 올로프손 / 온라인 커뮤니티
이 용어는 이후 전 세계 범죄심리학에서 널리 사용되며 인질 상황에서의 피해자 심리를 분석하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그러나 엔마크는 후일 언론 인터뷰와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증후군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강도의 비위를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흥미롭게도 사건 종결 후 올로프손과 엔마크는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하며 다시 한번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올로프손은 이후 다른 여성과 결혼했으며, 미술품 절도와 마약 밀매 등 다양한 범죄 활동을 이어갔다. 다겐스 ETC에 따르면 그는 생의 마지막 몇 년을 지병과 싸우다 결국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