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위고비·오젬픽·마운자로' 비만 치료 주사 사용자 중 '급성 췌장염' 발생 사례 급증... 전문가 위험성 경고

체중 감량 주사와 췌장염 연관성 연구 시작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를 맞은 연예인들의 후기가 전해지면서 다른 비만 치료 주사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만 치료 주사제를 맞은 사람들 사이에서 급성 췌장염 발생 사례가 급증하면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 및 의료 규제 기관(MHRA)과 영국 보건부가 100K 게놈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한 국영기업 지노믹스 잉글랜드Genomics England가 체중 감량 주사와 췌장염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를 시작했다.


위고비 / 뉴스1위고비 / 뉴스1



이번 연구는 마운자로(Mounjaro), 오젬픽(Ozempic), 웨고비(Wegovy) 등 인기 체중 감량 약물을 투약한 후 췌장 문제를 경험한 수백 명의 사례 보고에 따른 조치다.


연구의 주요 목적은 특정 유전적 요인이 이러한 체중 감량 약물 사용 시 췌장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MHRA는 최근 GLP-1 약물 복용 후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약 400건의 사례를 확인했다.


이 중 181건은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티드(젭바운드·마운자로) 관련 사례였으며,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위고비·오젬픽) 관련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체중 감량 약물을 사용하던 환자가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례는 10건 정도였다.


다만 MHRA는 이러한 사망 사례가 약물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부작용 보고의 4분의 1 이상이 올해 들어 접수됐다는 사실이다.


오젬픽 / GettyimagesKorea오젬픽 / GettyimagesKorea


GLP-1 약물 사용 증가에 따른 부작용 보고 급증


MHRA는 이번 조사를 위해 GLP-1 약물 복용 후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연구 참여를 요청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들은 타액 샘플을 제출하게 되며, 이를 통해 연구진은 유전적 위험 요소를 분석할 예정이다.


MHRA 최고안전책임자 앨리슨 케이브 박사(Dr. Alison Cave)는 "약물 부작용의 약 3분의 1이 유전자 검사로 예방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며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입원으로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에 연간 22억 파운드(한화 약 4조 1,02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


체중 감량 주사는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의 일반적인 부작용 외에도 더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MHRA는 최근 마운자로가 일부 환자에게 경구 피임약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노믹스 잉글랜드의 최고과학책임자 맷 브라운(Matt Brown) 교수는 "GLP-1 계열 약물이 주목받고 있지만, 모든 약물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많은 부작용이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급성 췌장염은 위 뒤쪽에 위치한 분비샘인 췌장에 갑작스러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췌장세포가 손상되어 염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췌장 주변 조직이나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등으로 퍼지는 심한 복통이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안내문에 따르면, 급성 췌장염은 GLP-1 약물의 '흔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분류되며 환자 1100명 중 1명 정도로 발생할 수 있다.


위고비를 생산하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 영국지사 대변인은 "다른 모든 약물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마다 차이가 있다"며 "승인된 적응증(특정 의약품의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 또는 증상)에 한해서만 약물을 복용하고 의료 전문가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